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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in골프]시즌 첫승 유소연, 멈추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8-06-19 05:20


GRAND RAPIDS, MI - JUNE 17: So Yeon Ryu of South Korea lines up a putt on the 11th green during the final round of the Meijer LPGA Classic for Simply Give at Blythefield Country Club on June 17, 2018 in Grand Rapids, Michigan. Stacy Revere/Getty Images/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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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 RAPIDS, MI - JUNE 17: So Yeon Ryu of South Korea poses with the winner's check following the final round of the Meijer LPGA Classic for Simply Give at Blythefield Country Club on June 17, 2018 in Grand Rapids, Michigan. Stacy Revere/Getty Images/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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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28)이 1년여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섰다.

유소연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의 블라이더필즈 컨트리클럽(파72·6624야드)에서 열린 마이어 클래식(총상금 20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우승 상금 30만달러(약 3억3000만원)를 손에 쥐었다. 지난해 6월 NW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1년여 만의 우승. LPGA 통산 6승째다.

1위에 2타 뒤진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유소연은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며 멋진 역전승을 일궈냈다. 파5 첫 홀부터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유소연은 전반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성공시키며 3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 보기 1개를 범했지만 버디 3개를 기록, 2타를 더 줄여 2위 캐롤라인 마손(29·독일)과의 타수를 2타 차로 줄였다. 리디아 고(21)는 18언더파 270타로 3위, 박희영(31)과 고진영(23)은 나란히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기록하며 부활했던 김효주(23)는 전인지(24)와 함께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35위에 그쳤다.


GRAND RAPIDS, MI - JUNE 17: So Yeon Ryu of South Korea hits from a green side bunker on the first hole during the final round of the Meijer LPGA Classic for Simply Give at Blythefield Country Club on June 17, 2018 in Grand Rapids, Michigan. Stacy Revere/Getty Images/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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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피니시 라인을 향해 질주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사실 올 시즌은 고생을 많이 했어요. 돌아보면 좋은 라운드도 있었지만, 한 라운드씩 안 좋은 라운드가 껴있었어요. 그래서 내 자신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지 못했던 것 같아요."

실력 탓이 아니었다. 원인은 마음, 조바심에 있었다. 지난해 유소연은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등에서 2승을 올렸고, 이 밖에도 10차례나 '톱10'을 신고했다. 꾸준한 경기력의 대명사였다.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꾸준함으로 박성현(25)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는 달랐다.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앞선 11개 대회에서 '톱10'은 단 2번에 그쳤다. 최고 성적은 휴젤-JTBC LA오픈에서 기록한 4위. 메이저대회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공동 48위, US여자오픈에서 23위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조바심을 키웠다. 완벽한 라운드를 해야한다고 스스로를 압박할 수록 우승은 점점 멀어졌다.

"스스로에 대한 기준치가 높았던 것 같아요. 늘 완벽하고 싶었거든요. 잘 안 풀릴 때는 놓을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GRAND RAPIDS, MI - JUNE 17: So Yeon Ryu of South Korea reacts after winning the Meijer LPGA Classic for Simply Give at Blythefield Country Club on June 17, 2018 in Grand Rapids, Michigan. Stacy Revere/Getty Images/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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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했던 유소연에게 동료, 코치, 심리상담사 등 가까운 사람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잠시 걸음을 멈추자 매직아이 처럼 자신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합도 중요하지만 휴식과 함께 재정비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대회 하나를 건너뛰고 스스로 약점이라 생각했던 퍼트의 거리감 조절에 몰두했다. 자신과의 대화, 효과가 있었다. 이날 경기 중 "나 홀로 플레이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놀라웠다"고 털어놓았다. 최고 집중력인 몰아지경(沒我之境)의 경지를 경험한 셈.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우승으로 부담감이란 장벽을 부수고 자신에게 돌아간 그는 향후 "메이저 우승과 UL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표팀 선발"이란 목표를 분명히 했다.

세계 정상급 골퍼의 일시적 부진. 대부분 원인은 하나다. 문제는 밖이 아닌 내 안에 있다. 유소연도 그랬다. 멈추니 비로소 보이는 것, 그건 진정한 자기 자신과의 만남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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