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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28)이 1년여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상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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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탓이 아니었다. 원인은 마음, 조바심에 있었다. 지난해 유소연은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등에서 2승을 올렸고, 이 밖에도 10차례나 '톱10'을 신고했다. 꾸준한 경기력의 대명사였다.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꾸준함으로 박성현(25)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스스로에 대한 기준치가 높았던 것 같아요. 늘 완벽하고 싶었거든요. 잘 안 풀릴 때는 놓을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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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하나를 건너뛰고 스스로 약점이라 생각했던 퍼트의 거리감 조절에 몰두했다. 자신과의 대화, 효과가 있었다. 이날 경기 중 "나 홀로 플레이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놀라웠다"고 털어놓았다. 최고 집중력인 몰아지경(沒我之境)의 경지를 경험한 셈.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우승으로 부담감이란 장벽을 부수고 자신에게 돌아간 그는 향후 "메이저 우승과 UL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표팀 선발"이란 목표를 분명히 했다.
세계 정상급 골퍼의 일시적 부진. 대부분 원인은 하나다. 문제는 밖이 아닌 내 안에 있다. 유소연도 그랬다. 멈추니 비로소 보이는 것, 그건 진정한 자기 자신과의 만남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