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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정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이하 골프장협회) 회장이 지난 6년간의 임기를 끝냈다.
스포츠조선과의 퇴임 인터뷰에서 우 회장은 "국민들에게 골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주기 위해선 골프 선수들이 잘 해야 하고, 또 골프를 치는 사람들과 골프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골프장협회가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우 회장은 최근 6개월동안 회원사 관계자들에게 변화를 당부했다. 무엇보다 시대가 바뀐 만큼 골프장 종사자들의 자세도 바뀌어야 한다는 게 우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예전엔 부킹 때문에 골프장이 '갑'인 위치였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또 골프장에서 돈을 쓰는 고객들의 소비 행태도 변했다. 무조건 적게 쓰려고 한다"며 "그러나 적게 쓰려는 고객들도 가치가 있는 곳엔 돈을 아끼지 않는다. 같은 커피라도 좋은 커피를 마시려는 게 그런 모습이다. 따라서 골프 업계도 변화의 흐름에 맞춰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골프장 업계는 '위기'다. 골프장 전체가 어려운 가운데 올해 50개가 넘는 골프장이 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 게다가 공사중인 골프장들도 자금 경색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상황이다. 운영 중인 골프장 역시 골프장의 과다한 공급으로 홀당 내장객이 감소중이다.
그는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선 골프 산업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우 회장은 "골프장이 차지하는 땅은 전국적으로 여의도의 17배다. 회원권 시장은 무려 27조원이다. 국가 경제 지표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골프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재산세와 개별소비세 등 과다하게 부과하는 골프장 세금을 줄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몇해 전 한시적인 법 적용으로 골프장은 2년동안 4%인 재산세를 2%로 낮춰 냈다. 우 회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는 골프장들의 숨통이 트였다. 골프장 일자리도 엄청나게 늘었다. 그런데 한시법이 끝나자 다시 골프장 경영이 어려워졌다. 고육지책으로 골프장은 20% 넘게 인력을 줄였다. 전국적으로 몇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라며 "다른곳에서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하지 말고 골프장 지원이 곧 일자리 창출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컨트리클럽 오너인 우 회장은 "골프장협회의 문제는 곧 내가 운영하는 골프장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그래서인지 회장직을 떠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느낌은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장남이자 승마 선수 출신인 우승백 대구CC 부사장이 경북승마협회장에 당선됐다. 우 회장은 선친을 비롯해 아들까지 3대가 한국 스포츠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게 된 점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선친인 고 송암 우제봉 명예회장은 지난 65년 서울의 뉴코리아CC를 창설하는 등 한국 골프 발전에 이바지, 비경기인 출신으로 국내 최초로 대한민국 체육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우 회장 역시 지난 200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우 회장은 "무척 기쁘다. 아들이 승마협회장이 돼서가 아니라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게 너무 기쁘다"며 "누가 시켜서 그 자리에 간 게 아니라 스스로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가졌다는 게 기특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