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유소연 "명예의 전당 입성이 꿈, 이제 시작이다"

국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1-07-12 10:10


유소연(21·한화)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금 4위 자격으로 초청 선수로 세계 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에 참가해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일을 냈다. 그래서인지 세계 최정상에 섰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 듯 했다. '박세리 키드'로 성장한 그는 평소 영웅이라 부르던 박세리(34)에게 축하 샴페인 세례를 받고는 골프를 시작한 13년 전의 일을 떠올리기도 했다.

-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소감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기쁘고 영광스럽다. 하지만 내 꿈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세리에 대해 영웅이라고 했다. 박세리의 성공이 어떤 영향을 미쳤나.

초등학교 2학년 때 방과 후 활동으로 골프를 처음 시작했다. 첫 수업이 있던 바로 다음 주에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우승 소식이 TV를 통해 크게 이슈가 됐다. 방송에 많이 나오는 것을 보고 마냥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 소식을 접한 뒤로 골프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됐다.

-우승 직후 박세리가 샴페인을 뿌리며 축하해줬다. 기분이 어땠나.

직접 축하를 받아 너무 기뻤다. 꿈만 같았다. 2~3년 전에 함께 플레이할 기회가 있었는데 '재능이 있으니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를 해줬었다. 많은 동기부여가 됐었는데 이렇게 직접 축하를 받으니 더 기념될 우승이 된 것 같다.

-마지막 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른 세 홀(16,17,18홀)에서 연장전을 치른 게 도움이 됐나.


아무래도 같은 그린 빠르기와 같은 조건에서 연장전을 치렀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도움이 됐다.

-마지막 라운드 18번홀에서 1타 뒤지던 상황에서 퍼팅을 했다. 당시 기분은 어땠나.

처음에는 긴장했다. 이것을 넣으면 남은 플레이를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긴장을 풀기 위해 마음 속으로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퍼팅을 했다

-일본선수와 한국선수의 차이는.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 미카 미야자토와 같이 플레이 했다. 그때 한국선수들은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이 좋은데 비해 일본선수들은 쇼트 게임이 좋다고 느꼈다.

-US여자오픈을 우승하면 슬럼프에 빠지곤 하는데.

아무래도 큰 대회 우승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내게는 앞으로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날씨가 좋지 않았다. 어려움은 없었나.

날씨가 좋지 않았던 것이 내게는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마지막 라운드 16홀에서부터 잔여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연장전ㅇ로 이어져 행운을 가져다 줬다.

-우승하고 한국에 돌아가는 기분은.

우선 아빠가 장하다고 칭찬해주실 것 같다. 아빠가 너무 보고 싶고, 미국 유학 중인 동생도 너무 보고 싶다. 이곳에서 함께해 주신 엄마에게도 너무나 감사드린다.

-지난해 보다 올시즌 강해진 이유는.

올시즌 초반만 해도 새로운 스폰서가 생겨서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김승연 한화 회장과 손영신 골프단 단장 등 많은 스태프들이 큰 힘을 주셨다. 한화에서는 해외 투어지원, 숙박, 라운딩 지원 등 세심한 부분까지 서포트해줘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이러한 한화의 든든한 지원과 함께 기술적으로 스윙을 교정한 것이 리듬감을 찾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이게 주효했다.

-골프 선수인데도 학교 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선수 생활을 은퇴하면 스포츠마케팅 또는 골프의류 디자인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런 이유 말고도 학교에 가면 너무 즐겁다. 골프에 대한 해방감, 친구를 만나는 즐거움 등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올시즌 LPGA에서 한국선수들 우승이 없어서 많은 분들이 염려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 와서 보니 정말 너무 많은 한국 선수들이 생각 이상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서 배울 점이 많았다.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나.

미국 LA에서 연습을 하다가 에비앙 마스터스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후 한국에 돌아가 다시 하반기 KLPGA투어에 집중할 예정이다. LPGA 진출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결정할 생각이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