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더욱이 서희경은 LPGA 루키, 유소연은 한국에서 온 초청선수였다.
제66회 US여자오픈의 깜짝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에게는 '공통 분모'가 있다. 바로 신지애(23·미래에셋)다. 한명은 신지애 때문에 골프의 전환기를 맞이했고, 다른 한명은 신지애 캐디 덕을 봤다.
유소연은 이번 대회에 딘 허든(46·호주)을 캐디로 썼다. 허든은 올해초까지 3년간 신지애의 그림자였던 '마음씨좋은 호주 아저씨'다. 허든은 2008년 신지애와 인연을 맺은 뒤 LPGA 7승을 포함해 신지애의 16승을 함께한 베테랑 캐디다. 2010년 동료 캐디들이 뽑은 LPGA 투어 최고 캐디이기도 하다. 신지애는 올해 초 허든을 자신에게 소개시켜줬던 숀 클루스(호주)와 캐디 계약을 한 바 있다.
유소연은 연장 승부 끝에 역전 우승을 따낸 뒤 "캐디의 조언을 잘 받아들였다. 마음이 든든했다"고 밝혔다. 허든은 단순한 거리 뿐만 아니라 코스 전체의 특성을 잘 파악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미국 무대 경험이 일천한 유소연에게는 등대나 다름없었다. 유소연은 한국에서는 강심장, 승부사로 통한다. 공격적인 플레이 때문에 나온 말이다. 웬만해선 돌아가는 법이 없고, 핀을 향해 곧바로 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줄 버디가 많고, 보기도 많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달랐다. 페어웨이를 넓게 쓰면서 그린을 지키려 애를 썼다. 어렵게 세팅된 코스였지만 타수를 쉽게 잃지 않았던 비결이다. 허든은 옆에서 조급해하는 유소연을 침착하게 붙잡았다. 유소연은 오는 22일(한국시각) 프랑스에게 개막하는 에비앙마스터스에도 허든을 대동할 예정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