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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야드컵]첫날, 양용은-김경태 한국자존심 지키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7-01 14:29


◇양용은(왼쪽)과 김경태가 1일 밀리언야드컵 첫날 포섬매치 3번홀에서 퍼팅 라인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 제공=KGT


지난해 한일 프로골프 국가대항전에서 한국은 홈임에도 불구하고 9승1무10패로 졌다. 0.5포인트 차라는 아쉬움 속에 패인분석을 했다. 김경태(25·신한금융)는 개막 기자회견에서 "작년엔 너무 젊은 선수들로만 구성돼 경험면에서 부족했지만 올해는 양용은(39·KB금융) 선배님이 있어 그런 걱정이 없어졌다"고 했다. 한국 선수들에겐 코스 내 구심점이 필요했다.

1일 경남 김해 정산골프장에서 열린 '밀리언야드컵(한일 프로골프 국가대항전의 공식명칭·한국과 일본 사이의 평균거리가 950㎞, 약 100만야드인 것에 착안)' 첫날 경기.

플레이 방식은 포섬 매치(2인 1조로 1개의 볼로 번갈아가며 플레이하는 팀 경기) 스트로크 플레이(홀별 승부가 아닌 타수 카운트)였다.

5개 조 중 한국의 마지막은 에이스인 양용은-김경태 조가 버텼다. 양용은-김경태 조는 가타야마 신고-이케다 유타 조를 상대했다. 이날 한국은 3개팀이 패했고, 2개팀이 승리했다. 양용은-김경태 조는 시종일관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아마추어 때는 국가대표 한번 한 적이 없지만 대기만성형인 양용은의 무게감은 18홀 내내 돋보였다. 같이 플레이한 일본 선수들은 상대의 이름값에 흔들렸다. 양용은은 아시아인 첫 메이저 챔피언(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 꺾고 우승), 김경태는 지난해 한국인 첫 일본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가타야마가 일본투어 통산 26승에 빛나는 베테랑이고 2000년대 초반에는 PGA 투어에서도 간혹 톱10에 들 정도로 잘 쳤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케다 역시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랭킹 4위지만 김경태에겐 심리적으로 압도당할 수 밖에 없다.

1번홀(파5)이 승부를 갈랐다. 이케다의 티샷은 왼쪽으로 감겨져 '아웃오브바운스(OB)'가 되고 말았다. 지나친 긴장감의 결과였다. 첫 홀에서 일본팀은 트리플보기, 반면 손쉽게 버디를 잡은 양용은-김경태 조는 큰 어려움 없이 2언더파를 합작해 3타 차로 이겼다.

포섬 경기를 볼 기회가 많지 않았던 부산-경남 갤러리는 사뭇 다른 풍경에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배상문(25)-강경남(28)은 일본 최고스타 이시카와 료-소노다 쉰스케 조를 상대했다. 배상문이 칠 때는 강경남이 그린 주변을 살피고, 강경남이 칠 때는 배상문이 바람의 방향과 볼이 떨어질 지점에 대한 조언을 했다.


이시카와는 간혹 100m를 한걸음에 달려가 그린 상황과 핀 위치 등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2명이 볼 1개를 놓고 번갈아 가며 샷을 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날 대부분 갤러리는 다섯 번째 매치인 양용은-김경태, 가타야마-이케다 조와 네번째 매치인 배상문-강경남, 이시카와-소노다 조에 몰렸다. 한국 갤러리는 양용은과 김경태를 보기 위해 몸싸움도 불사했고, 50여명의 일본 원정 갤러리는 이시카와에게 '간바테 구다사이(힘내세요)'를 연호했다. 일본 팬들은 대부분 여성이었다.

승부는 지난해 한일전 3승(사흘 내내 승리)에 빛나는 '일본 킬러' 배상문의 손에서 판가름났다. 배상문은 1타 차로 앞선 17번홀에서 이시카와 료가 3m 버디퍼트를 성공시키자 2.5m 버디퍼트로 응수했다.

한편, 한국의 앞선 3개 조는 모두 패했다. 한국은 승점 2, 일본은 승점 3을 기록 중이다. 2일은 포볼 매치(2인 1조로 각자의 볼로 플레이해 베스트 스코어를 해당 조 스코어로 처리) 5게임이 펼쳐진다. 김해=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밀리언야드컵 첫날 포섬 매치

1조

홍순상-김대현 1언더파

오다 고메이-가와이 히로 4언더파

2조

최호성-김도훈 1언더파

마츠무라 미치오-후지타 히로유키 6언더파

3조

박상현-이승호 3오버파

다카야마 타다히로-곤도 토모히로 1언더파

4조

강경남-배상문 1언더파

이시카와료-소노다 쉰스케 이븐파

5조

양용은-김경태 2언더파

가타야마 신고-이케다 유타 1오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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