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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 골퍼 20명이 30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 모였다. 한일 프로골프 한일대항전인 '밀리언야드컵'에 출전하는 한일 선수들은 서로를 잘 안다. 국내 투어 뿐만 아니라 국제투어에서 늘 우승권 경쟁을 하던 선수들이다. 양용은(39) 김경태(25) 김도훈(22) 배상문(25) 등은 일본에서 뛰었거나 뛰고 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서로를 보고 환한 인사를 건넸지만 출전 소감을 묻자 양국 선수들은 강한 결의가 단어마다 배어나왔다.
양용은은 "지난주 US오픈을 끝내고 한국에 미리 와 컨디션 조절을 했다. 후배들을 돕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 9승1무10패로 패한 분함을 계속 떠올리는 모습이었다. 배상문은 "적당히 해서는 이길 수 없다. 10명의 선수가 힘을 합쳐야만 우승컵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인 김경태는 지난해와 올해의 차이점을 색다르게 분석했다. 김경태는 "지난해는 아쉽게 졌는데 너무 젊은 선수들만 나와서 경험이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 올해는 양용은 선배도 합류했다. 선수단이 더 강해진 느낌"이라고 설욕을 자신했다. 양용은-김경태 조와 맞붙는 이케다 유타는 "경기는 오로지 결과만 남는다. 일본을 위해 싸운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했다. 축구 야구 등과 마찬가지로 한일전이 갖는 묘한 긴장감이 골프에도 접목되는 느낌이었다. 양용은은 "골프 한일전은 서로의 실력을 가다듬고 발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밀리언야드컵이 없어지지 않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한일 양국 골프계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일부터 사흘간 경남 김해 정산골프장에서 펼쳐지는 밀리언야드컵은 첫날 포섬, 둘째날 포볼, 마지막날 싱글매치플레이로 펼쳐진다. 포섬은 2명이 한 조를 이뤄 1개의 볼로 번갈아 플레이하는 방식이다. 포볼은 2명이 한 조를 이뤄 각자의 볼로 플레이해 홀별 베스트 스코어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싱글매치 플레이는 1대1 대결이다. 이번 대회는 홀별 매치가 아닌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을 적용해 긴장감을 더 높였다.
첫날 포섬 매치에서는 양용은-김경태 조가 일본의 가타야마 신고-이케다 유타 조와 맞붙는다. 이시카와 료는 소노다 스케와 한 조로 강경남(28)-배상문 조와 대결을 펼친다. 강경남과 배상문은 한국 선수 중에서 승부사 기질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이밖에 김대현-홍순상 조는 오다 고메이-가와이 히로 조, 최호성-김도훈 조는 마츠모도 미치오-후지타 히로유키 조와 격돌한다.
부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