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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인기스타 기싸움
일본 취재진에게 물었다. '한국선수 중 누구와 가장 인터뷰하고 싶냐'고. 지난해 한국인 첫 일본투어 상금왕인 김경태(25·신한금융)도 있지만 제일 많이 돌아온 대답은 역시 양용은이었다. 2009년 타이거 우즈를 꺾고 PGA챔피언십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양용은은 아시아인 첫 메이저 챔피언이다. 이번 US오픈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연히 아시아 최고 성적이다. 양용은은 미국으로 진출하기 전인 2000년대 중반까지 일본과 아시안 투어에서 활약해 일본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일본의 자존심은 이시카와 료다. '료 왕자'를 보기위해 50여명의 일본 취재진이 숙소인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과 대회장인 정산골프장에 진을 치고 있다. 3년전 이시카와의 첫 미국 무대 도전(세계주니어챔피언십)에는 200여명의 일본취재진이 몰려 USGA(미국골프협회)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2009년 마스터스 때도 구름 갤러리와 취재진을 몰고 다녀 '일본의 우즈'임을 과시했다.
300야드 장타대결
거리라면 김대현(23·하이트)을 빼고는 이야기가 안된다. 5년 연속 대한민국 최장타다.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샷을 날린다. 김대현은 29일 연습라운드를 마친 뒤 "이시카와 료와 세게 한판 붙고 싶다. 일본에 진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정산골프장은 450야드가 훨씬 넘는 긴 파4홀이 몇 개 있다. 정확성은 물론이고 거리를 내야지만 그린 공략이 편하다. 선수들이 드라이버를 잡을 수밖에 없다. 이시카와 료는 장타와 공격적인 플레이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30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버샷을 뽐낸다. 그리고 돌아가는 법이 없다. 핀을 보고 바로 쏘는 스타일이다. 김대현과 닮았다.
최고 스타일리스트는?
멀리서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선수가 한일 양국에 있다. 한국의 '꽃미남' 홍순상(30·SK텔레콤)은 탤런트 송일국을 닮은 외모와 멋진 몸매, 세련된 패션으로 여성팬들에게 인기가 많다. 갤러리 중에 유난히 여성팬이 많다면 홍순상이 포함된 조일 확률이 높다. 일본의 가타야마 신고(38)는 일본투어 통산 26승을 거둔 최고 베테랑이다. 이시카와 료가 등장하기 전까지 최고스타로 군림했었다. 신고의 트레이드마크는 모자다. 일반적인 골프모자가 아닌 중절모 또는 카우보이 스타일의 독특한 모자만 고집한다.
한국 설욕 가능할까
2004년 제1회 대회에서는 한국이 양용은의 연장전 활약 덕분에 이겼다. 지난해는 9승1무10패로 한국이 0.5포인트 차로 졌다. 두번 다 박빙승부였다. 상금 전액(20만달러·약 2억2000만원)을 일본 지진 피해자 돕기 성금으로 내지만 선수들의 의욕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맏형인 양용은은 이미 한국선수단 미팅에서 "느슨한 마음을 아예 버려라"라며 굳은 의지를 주문한 상태다. 갈라쇼장에서도 양국 선수단은 '우정은 우정, 승부는 승부'임을 강조했다.
팀 스프리트(Team Spirit)
골프는 철저한 개인종목이다. 자신의 플레이는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단체전이다. 29일 연습라운드에서 선수들은 서로의 샷을 체크해주고 거리 정보와 그린 스피드, 러프 공략법 등을 공유했다. 대회에서 늘 호적수로 부딪히던 특급 선수들이지만 이번 만큼은 동료다. 이승호(25·토마토저축은행)는 "은근히 재미있다"고 했다. 김해=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