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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만분의 1 확률인 백투백 홀인원 화제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6-26 14:23


골프에서 홀인원은 행운의 상징이다.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 홀인원은 꿈이자 애물단지다.

홀인원을 하면 '3년이 재수 좋다'는 얘기가 있다. 큰 행운을 잡았으니 한턱 쏘지 않으면 안된다. 동반자들에게 그날 저녁을 대접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담당 경기보조원(캐디)에게는 따로 선물을 한다. 회원제 골프장 멤버인 경우에는 기념식수도 한다. 동반자들은 기념패를 만들어 선물하고 이에 보답하고자 홀인원의 주인공은 답례 라운드를 준비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홀인원 한번으로 인해 수백만원이 깨진다. 그래서 '홀인원 보험'까지 등장했다.

홀인원 확률은 일반 아마추어는 1만2000분의 1, 프로골퍼는 3000분의 1, 아마추어 고수(핸디캡 0)는 5000분의 1로 알려져 있다. 홀인원보다 어렵다는 알바트로스(파5홀에서 2번만에 홀인 또는 파4홀에서 티샷이 홀인)는 585만분의 1이다.

그렇다면 동반 라운드를 하는 아마추어 골퍼 2명의 연속 홀인원 확률은? 1700만분의 1로 알려져 있다. 지난 주말 미국에서 이 일이 벌어졌다.

미국 캔자스시티주 위치타의 헤스턴 골프장 17번홀(파3·212야드)에서 아마추어 골퍼 2명이 동시에 홀인원을 했다. 저스틴 프레스널이라는 골퍼가 뒷바람을 안고 6번 아이언을 휘둘러 홀인원에 성공했다. 140야드도 아니고 200야드가 넘는 긴 파3홀이어서 동반자들도 볼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곧 탄성이 터졌고, 그 다음으로 그렉 본트레이저라는 또 다른 아마추어 골퍼가 티잉 그라운드에 섰다. 로프트 23도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샷을 했는데 거울에 비춰본 듯한 똑같은 궤도로 날아간 볼은 그린에 떨어진뒤 홀로 굴러가 사라졌다. 얼떨떨해진 한 팀 4명은 쏜살같이 카트를 타고 내려가 그린을 살폈다. 그린 위에 볼이 없었다. 핀으로 다가가 보니 홀에 하얀볼 2개가 방긋 웃고 있었다.

둘은 한번도 홀인원을 한적이 없다. 본트레이저는 "평생에 홀인원을 옆에서라도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걸 내가 해내다니 정말 미칠 것 같은 일"이라고 흥분했다.

이날 프레스널과 본트레이저는 친구들과 함께 2명씩 짝을 이뤄 4명이 홀당 내기를 하고 있었다. 17번홀은 2개의 홀인원으로 무승부가 됐다. 두배 판이 된 18번홀에서는 파를 세이브한 본트레이너 조가 보기를 기록한 프레스널 조를 이겼다.

홀인원 뒷풀이는 미국에 있다. 한국보다는 시끌벅적하지 않아도. 미국의 '위치타 이글'지는 이 환상의 조가 이날 저녁 조촐한 바비큐 파티를 했다고 전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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