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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부친, 7년전 통큰 베팅 뒤늦게 화제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6-22 12:05 | 최종수정 2011-06-22 12:05


◇US오픈 우승컵을 두고 매킬로이 부자가 활짝 웃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영국 텔레그라프지 홈페이지 캡쳐

'효자 매킬로이'

올해 US오픈에서 대회 사상 최저타(15언더파)로 우승한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가 아버지에게 효도할 또 한번의 기회가 생겼다. 로리 매킬로이의 부친 게리 매킬로이의 '특별한 베팅'이 화제다.

게리 매킬로이는 2004년 친구 3명과 함께 영국의 한 베팅업체에 아들의 골프실력을 두고 돈을 걸었다. 아들 매킬로이가 25세 이전까지 브리티시오픈 우승컵인 '클라렛 저그'를 들어올리면 500배의 배당금을 받기로 했다. 게리 매킬로이와 친구들은 각각 100파운드(약 18만원)씩을 냈다. 모두 400파운드(약 72만원)를 걸었고, 매킬로이가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면 20만파운드(약 3억6000만원)를 받는다. 물론 이 돈을 4분의 1로 나누면 약 9000만원으로 줄어들지만 그래도 큰 돈이다. 기회는 올해 브리티시오픈부터 2014년까지 4번이 남아 있다.

영국 언론들은 22일(한국시각) '매킬로이가 아버지에게 거액을 안길 기회를 잡았다'고 썼다. 미국의 야후스포츠는 이날 '사실 돈 액수 문제가 아니다. 당시 15세에 불과한 매킬로이의 메이저 챔피언 가능성을 두고 일종의 투자를 한 아버지의 혜안이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매킬로이는 이번 US오픈 쾌거로 144만달러(약 15억8000만원) 짜리 우승 수표를 손에 쥐었다. 다음달 브리티시오픈 개막까지 3주간 고향에서 푹 쉬기로 했다.

7년전에는 매킬로이 부자에게 20만파운드가 거금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스폰서십으로만 1000만달러(약 110억원) 이상을 벌었다. 애틋한 '부정(父情)'을 잘 아는 아들 매킬로이는 큰 돈을 벌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자식의 꿈을 위해 골프장 바텐더, 화장실 청소부, 골프장 잡부 등 거친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아버지도 편안하게 아들의 경기를 보러 다니고 있다.

13년전 '9살 골프신동' 매킬로이는 영국의 한 방송에 출연해 칩샷을 드럼 세탁기 통에 집어넣는 묘기를 선보였다. 아들의 재능을 미리 알았던 아버지는 그때도 객석에서 말없이 미소짓고 있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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