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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홍명보 감독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오만전 무승부 이후 변화를 다짐하며 준비한 요르단전, 초반 좋은 흐름을 살리지 못한 채 동점골을 내준 뒤 결국 만회하지 못한 채 또 무승부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그라운드를 휘감은 탄식이 그를 짓눌렀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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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경기 연속 무승부다. 모두 내 책임이다. 팬들께 죄송하다. 하지만 선수들은 짧은 시간 동안 준비한 걸 오늘 경기에서 잘 나타냈다고 본다. 지난 오만전 이후 부족했던 부분을 선수들과 이야기했고, 그 부분을 경기장에서 보완했다고 본다. 물론 이기지 못한 것에 아쉬움은 있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특히 이태석은 상대 10번 선수(무사 알타마리)를 잘 마크했다. 황인범 역시 경기 조율을 잘 했다고 본다. 가끔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조직적인 면에서 선수들이 크게 잘못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3차예선 무패지만 홈 1승3무다. 홈 성적이 좋지 못한 이유는.
원정에선 좋은 결과를 얻었다. 오늘은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는데 홈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확한 이유를 단정짓긴 어렵지만, 홈 경기에서 집중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그동안 홈 경기를 준비할 때 부담감, 집중력 문제 등이 엿보이는 측면이 있었다. 컨디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앞으로 개선하고 발전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홈에서 집중할 수 없는 무언가'가 무엇인지.
그걸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는 말씀이다. 선수들이 유럽에서 돌아와 컨디션적인 측면 등에서 어려움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전체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황인범 출전 시간에 대해 소속팀과 소통했다고 했는데 꽤 오래 뛰었다.
계속 소통을 했다. 70분 이상을 계획했는데 본인이 더 뛸 수 있다고 했다. 교체 타이밍에 요청이 있었다.
-박용우가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황인범 백승호 외에 변화를 염두에 두는 부분은.
그런 대체 선수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꾸준히 현장을 주시 중이나, 아직 대체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박용우가 오늘 실수를 했지만, 그 하나를 갖고 이야기하긴 과하다. 밸런스, 콤비네이션 등 하루 이틀 훈련하는 상황에서 가장 좋은 조합 아닌가 싶다. 물론 미래를 위해 새로운 선수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박용우가 실수를 하긴 했지만 콤비네이션 면에선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3차예선 대전운이 따랐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평가한다면.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은 죄송스럽다. 홈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 건 당연히 죄송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부분에서 본다면 1~2경기는 충분히 이겼어야 했음에도 그러질 못한 것, 그 외에선 선수들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처음 지적됐던 어려운 중동 원정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나 홈에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게 아쉬운 부분이다.
-초반에 주도하다 요르단에 흐름이 넘어간 이유는. 심판 판정은 어떻게 봤나.
판정에 대해선 지난 경기부터 선수들에게도 이야기했지만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심판 판정을 신경쓰지 말고 플레이하자고 했는데, 오늘도 간간이 그런 부분을 신경쓰는 모습도 드러났다. 경기하는 입장에서 짜증이 날 수도 있지만, 아무 생각 없이 경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시작부터 준비한 콘셉트 대로 경기가 잘 이뤄졌다. 세트피스도 좋았다. 중반 실점 후 요르단 쪽으로 흐름이 넘어갔다. 실점한 시간대에서 잘 버텨야 했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하지만 요르단이 우리보다 많은 시간을 주도했다고 보진 않는다.
-오만전에 이어 요르단전에서도 밀집수비를 깨지 못했다.
오만전 뒤 말씀드렸듯이, 밀집수비를 깨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첫 경기보다는 그나마 좀 나아졌다고 본다. 사이드에서의 2대1 패스나 공간 침투 등은 오만전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안에서 마무리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잘 안돼 득점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감독의 책임이다. 오늘 경기를 통해 긍정적인 면을 충분히 많이 봤다고 본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