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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일본만이 아니다. 이제 중국에도 밀린다. 방치되고 있는 연령별 대표팀의 민낯이다.
한국축구는 최근 중국을 상대로 패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공한증'이 사라진지 오래다. 17세 이하 대표팀은 최근 3차례 맞대결에서 2무1패로 단 한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해 목포에서 열렸던 한중 교류전에서는 아예 1대4 완패라는 수모를 겪었다. U-20 대표팀도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4개국 친선 대회에서 0대2로 패했다. U-23 대표팀도 2023년 6월 원정 평가전에서 0대1로 패한 후 2년만에 다시 패배의 쓴맛을 봤다.
A대표팀이 최근 6번의 한중전에서 5승1무로 무패를 달리며, 여전히 중국에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아랫돌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분명 '위험 신호'다. 이미 일본에는 A대표팀 포함, 전 연령대에서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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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분명하다. 연령별 대표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임시사령탑 체제로 나섰다. 이 임시감독을 비롯해 조세권, 김대환 임시코치가 선수단을 이끌었다. 황선홍 감독이 물러난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정식 감독이 선임되지 않았다. 당연히 제대로 준비될리 만무했다. 그 사이 U-23 대표팀은 단 한차례도 소집되지 않았다. 대학 선수들과 일부 K리거가 주축이 된 U-21 대표팀이 지난해 6월 프랑스 툴롱에서 열린 '모리스 레벨로 친선대회'(툴롱컵)에 나선 것이 전부였다. 당시도 최재영 선문대 감독이 임시 감독으로 나섰다. 말그대로 방치였다. 이 임시감독도 "변명처럼 들릴지 몰라도, 준비가 정말 부족했다. 이번에 우리의 주된 목적은 우승이 아니라 선수 선발이었다"고 털어놨다.
다른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2023년 6월 U-20 월드컵 4강 쾌거를 이룬 김은중 감독이 물러난 U-20 대표팀도 1년이 다된 2024년 5월에서야 이창원 감독을 선임했다. 그 사이 임시 감독 체제로 몇번의 소집을 하는데 그쳤다. 이 감독은 부랴부랴 U-20 아시안컵을 준비해야 했다. 다행히 본선행 티켓을 따냈지만, 역대급이라는 멤버에 걸맞지 않은 경기력으로 대회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는 갈수록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특히 많은 국가들이 연령별 대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아예 연령별 대표팀을 프로 리그에 편입시킬 정도다. 박항서 감독이 신화를 쓴 베트남이나 신태용 감독이 최근 까지 이끈 인도네시아도 U-23 대표팀부터 키운 후, 이 경쟁력을 A대표팀까지 끌고간 케이스다. 중국 역시 U-20 대표팀을 이끌었던 안토니오 푸체 감독을 지난해 선임해 U-23 대표팀을 적극 육성 중이다.
과거처럼 잠깐 훈련 후 아시아 정상에 서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우리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번 중국전 패배가 다시 한번 준 교훈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