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해석하지 마!' 손흥민-포스테코글루 불화설 조장하는 英 언론, 대한민국 캡틴은 경솔하게 말하지 않았다

이원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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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22 17:54


'멋대로 해석하지 마!' 손흥민-포스테코글루 불화설 조장하는 英 언론, …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오만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손흥민이 슛팅 찬스를 놓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고양=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0/

'멋대로 해석하지 마!' 손흥민-포스테코글루 불화설 조장하는 英 언론, …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대한민국과 오만의 경기. 손흥민이 이강인의 크로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고양=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0/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몸 상태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 체력도 좋은 상태다."

도대체 이 발언의 어느 부분에 '소속팀 감독 저격' 내용이 들어있다는 것일까. '토트넘 홋스퍼 캡틴'에서 오랜만에 '대한민국 캡틴'으로 돌아온 손흥민(33)은 A매치를 앞두고 응당 해야 할 말을 했을 뿐이다.

손흥민은 오만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7차전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자신의 컨디션에 관한 현장 취재진의 질문에 솔직하게 말했다.

질문은 복잡하지 않았다. '3월에 EPL경기와 유로파리그를 치르는 강행군을 했다. 교체 출전도 많아 체력문제에 관한 우려도 있었다. 현재 상태는 어떤가'. 빡빡한 소속팀 스케줄을 소화하고 온 한국 대표팀 캡틴의 현재 컨디션을 묻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손흥민의 답변도 복잡하지 않았다. 체력 저하에 관한 우려를 날려버린 명쾌한 답변이 나왔다. 손흥민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 체력상태는 너무 좋다. 몸 상태는 그 어느 때 보다 최고라고 생각한다. 워낙 경기가 많다 보니 소속팀 감독님이 좀 더 좋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그런 선택(교체 출전)을 했다고 생각 한다. 체력면으로는 너무나 괜찮고, 지금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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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훈련했다. 주장 손흥민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표팀은 20일 오만, 25일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치른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19/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으며, 교체 출전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전술적 선택과 배려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질문에 대해 이보다 더 훌륭한 모범 답안이 또 있을까. 자신의 활약을 기대하는 한국 축구팬들을 안심시켜주는 동시에 부쩍 늘어난 교체 출전의 이유까지 다 설명했다. 교체출전에 대한 불만 같은 건 티끌 만큼도 묻어있지 않았다.

그런데 일부 영국 매체들이 손흥민의 이 명료한 발언을 '포스테코글루 저격발언'이라고 엉뚱하게 해석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뉴스, 인디펜던트, 풋볼인사이더 등은 이 발언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 발언에 대해 분노할 수도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해석을 덧붙이며 손흥민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불화설을 조장하는 분위기다.


이렇게 불화설을 조장하는 이유는 결국 '희생양 찾기'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즌 개막 전 예상과 달리 현재 토트넘의 성적은 최악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 시즌 리그 5위를 이끌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나는 맡은 팀마다 두 번째 시즌에 우승한다'며 이번 시즌 토트넘의 우승을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시즌 초부터 핵심 선수들의 부상 악재가 연달아 쏟아지면서 전력이 붕괴됐고, 성적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현재 리그 14위(승점 34)로 추락했다. 카라바오컵(4강 탈락)과 FA컵(16강 탈락)에서도 고배를 들었다. 유로파리그만 유일하게 8강에 올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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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 되면서 시즌 중반부터 계속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설이 흘러나왔다. 현재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 등이 후임으로 올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시즌 종료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은 거의 기정사실처럼 돼 있다.

동시에 이번 시즌 성적이 다소 하락한 '캡틴' 손흥민에 대한 악의적인 비난도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지난 시즌 리그 17골-10도움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이번 시즌 현재 리그 7골-9도움에 그치고 있다. 도움은 지난 시즌보다 늘어날 페이스인데, 득점은 크게 줄어들었다. 손흥민 역시 부상과 체력 저하로 고전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팀의 캡틴으로서 늘 이타적인 플레이를 유지해왔다. 도움 페이스가 지난 시즌보다 좋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현지 매체들은 팀이 질 때마다 손흥민을 비난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팔아버려야 한다'는 악의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여기에는 토트넘의 예상 밖 부진에 대해 계속 감독이나 주장을 탓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어 모으려는 일부 영국 매체들의 의도가 담겨 있다. 손흥민의 발언은 이런 매체들에게는 훌륭한 먹잇감인 것이다.

정작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발언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자신을 저격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 사이에 이런 식으로 극단적인 불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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