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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러시아 부자구단의 말로는 처참했다.
인터밀란에서 트레블을 달성한 에투는 이적료 2800만유로(약 440억원)에 안지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에투의 연봉은 세계 최고 수준인 2050만유로(약 320억원)였다. 첼시에서 유리 지르코프, 블랙번에서 크리스토퍼 삼바 등이 줄줄이 안지에 합류했다. 윌리안, 라사나 디아라 등도 안지를 거쳐갔다. 이들은 짧은기간 동안 지갑을 두둑히 채웠다.
안지는 지도자 선임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12년 레알마드리드, PSV에인트호번, 첼시, 러시아 대표팀 등을 이끈 '네덜란드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을 선임했다. 히딩크 감독은 안지를 러시아프리미어리그 3위, 유로파리그 16강으로 이끌었다. 리버풀을 꺾은 경기는 두고두고 회자된다. 그야말로 '노란 열풍'이었다. 이 시기에 홍명보 A대표팀 감독도 '은사' 히딩크 감독의 부름에 연수차 안지를 찾았다.
추락에는 날개가 없었다.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던 안지는 2019~2020시즌 러시아축구연맹으로부터 라이센스 취득에 실패했다. 결국,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부로 추락했다. 2022년, 연맹이 안지의 클럽 라이센스를 취소하면서 구단은 창단 31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