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km 손주영→150km 송승기. LG 2년 연속 5선발 '초대박'. 첫 등판 호투 비결은 '경쟁'아닌 염갈량의 '조기 선택'[잠실 포커스]

권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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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28 12:45 | 최종수정 2025-03-28 12:48


152km 손주영→150km 송승기. LG 2년 연속 5선발 '초대박'.…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7회초 2사 2루 실점 위기를 넘긴 LG 송승기가 환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7/

152km 손주영→150km 송승기. LG 2년 연속 5선발 '초대박'.…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3회초 2사 3루 LG 송승기가 한화 김태연을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잡아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7/

152km 손주영→150km 송승기. LG 2년 연속 5선발 '초대박'.…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LG 선발투수 송승기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7/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고 해도 1군에서의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2022년 7경기에서 8⅓이닝을 던지며 1패에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고, 지난해 1경기에 등판해 1이닝을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기록했다. 통산 1군에서 8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

그리고 27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데뷔 첫 선발 등판을 한 LG 트윈스의 송승기에겐 부담이 컸다. 이전 4경기서 선발들이 모두 잘던졌기 때문. 치리노스는 6이닝 2실점을 했고, 손주영과 에르난데스가 연달아 7이닝 무실점을 한 데 이어 전날 임찬규는 완봉승을 했다. 아무리 첫 선발이라 기대치가 낮다고 해도 팀의 연승이 이어지게 해야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날마저 잠실은 매진을 기록했다.

그런데 송승기는 잘던졌다. 그냥 잘던진게 아니라 너무 잘던졌다. 7이닝 동안 단 1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했다. 최고 구속 150㎞의 빠른 직구와 포크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자신이 가진 무기를 모두 활용해 한화 타자를 꽁꽁 묶었다.

LG 타선도 이날 한화 선발 문동주에게 막혀 득점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송승기의 호투 덕에 0-0의 팽팽한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고 끝내 8회말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로 2대1의 승리를 거두고 개막 5연승을 질주했다.

단 한경기지만 LG가 또 선발 발굴에 성공을 했다. 지난해 5선발로 손주영을 발탁해 '대박'을 쳤던 LG는 FA 최원태를 떠나보내고 내부에서 선발을 키우기로 했고 첫번째 주자가 송승기였는데 바로 첫 경기에서부터 기대한 피칭이 나왔다.

그런데 LG의 5선발 발탁 과정은 다른 팀과는 달랐다. 대부분의 팀들이 5선발의 경우 경쟁을 통해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보고 결정을 하는데 LG는 염경엽 감독이 경쟁 없이 스프링캠프 때 일찌감치 1순위를 먼저 낙점해 그 투수가 꾸준히 시즌을 준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52km 손주영→150km 송승기. LG 2년 연속 5선발 '초대박'.…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7/

152km 손주영→150km 송승기. LG 2년 연속 5선발 '초대박'.…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LG 손주영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3/

152km 손주영→150km 송승기. LG 2년 연속 5선발 '초대박'.…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LG 선발 손주영이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3/
지난해에도 손주영과 김윤식이 5선발 후보였는데 염 감독이 애리조나 캠프 때 빠르게 손주영으로 결정을 했었다. 김윤식의 몸상태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경쟁을 하면 김윤식에게 안좋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고, 손주영의 몸상태가 완벽하게 준비가 돼 손주영에게 먼저 기회를 줬다. 손주영은 캠프 때부터 5선발로 준비를 했고, 첫 등판인 3월 28일 잠실 삼성전서 6이닝 3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쾌조의 출발을 했다. 그리고 풀타임을 던져 9승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의 좋은 성적을 냈다.


올해도 최원태가 삼성으로 떠난 뒤 상무에서 돌아온 송승기와 대체 선발로 활약해온 이지강, 유망주 우강훈, 보상선수 최채흥 등이 선발 후보였지만 염 감독은 애리조나 캠프 초반 송승기로 빠르게 낙점을 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꾸준히 선발 등판해 좋은 성적을 낸 것에 높은 점수를 줬고 구종도 충분히 통한다는 평가를 했다.

시범경기에서 난조를 보이기도 했지만 염 감독은 송승기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조바심을 내지 않도록 "한달 동안은 기회를 계속 줄 것이다"라고 공언을 했었다. 염 감독은 27일 경기전에도 "볼넷만 안주면 좋겠다"라면서 "볼넷만 안주고 승부를 한다면 충분히 승기가 가지고 있는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이 구종 가치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볼넷을 줄이느냐가 중요하다. 맞는 것은 상관없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송승기는 자신이 충분히 LG의 5선발로서 던질 준비를 했다는 것을, 염 감독과 김광삼 투수코치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기량이 비슷한 선수들이라면 경쟁을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무조건 적인 경쟁은 오히려 불필요한 소모를 낳아 정작 힘을 써야할 정규시즌에서 쓰지 못할 수도 있다. 염 감독의 5선발 조기 선택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공으로 출발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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