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송승기는 잘던졌다. 그냥 잘던진게 아니라 너무 잘던졌다. 7이닝 동안 단 1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했다. 최고 구속 150㎞의 빠른 직구와 포크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자신이 가진 무기를 모두 활용해 한화 타자를 꽁꽁 묶었다.
LG 타선도 이날 한화 선발 문동주에게 막혀 득점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송승기의 호투 덕에 0-0의 팽팽한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고 끝내 8회말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로 2대1의 승리를 거두고 개막 5연승을 질주했다.
그런데 LG의 5선발 발탁 과정은 다른 팀과는 달랐다. 대부분의 팀들이 5선발의 경우 경쟁을 통해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보고 결정을 하는데 LG는 염경엽 감독이 경쟁 없이 스프링캠프 때 일찌감치 1순위를 먼저 낙점해 그 투수가 꾸준히 시즌을 준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
|
|
올해도 최원태가 삼성으로 떠난 뒤 상무에서 돌아온 송승기와 대체 선발로 활약해온 이지강, 유망주 우강훈, 보상선수 최채흥 등이 선발 후보였지만 염 감독은 애리조나 캠프 초반 송승기로 빠르게 낙점을 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꾸준히 선발 등판해 좋은 성적을 낸 것에 높은 점수를 줬고 구종도 충분히 통한다는 평가를 했다.
시범경기에서 난조를 보이기도 했지만 염 감독은 송승기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조바심을 내지 않도록 "한달 동안은 기회를 계속 줄 것이다"라고 공언을 했었다. 염 감독은 27일 경기전에도 "볼넷만 안주면 좋겠다"라면서 "볼넷만 안주고 승부를 한다면 충분히 승기가 가지고 있는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이 구종 가치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볼넷을 줄이느냐가 중요하다. 맞는 것은 상관없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송승기는 자신이 충분히 LG의 5선발로서 던질 준비를 했다는 것을, 염 감독과 김광삼 투수코치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기량이 비슷한 선수들이라면 경쟁을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무조건 적인 경쟁은 오히려 불필요한 소모를 낳아 정작 힘을 써야할 정규시즌에서 쓰지 못할 수도 있다. 염 감독의 5선발 조기 선택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공으로 출발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