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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은 거스 포옛 감독의 목표는 확고했다.
2004년 선수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포옛 감독은 2009년 브라이턴 감독직에 올랐다. 팀을 2010~2011시즌 리그1(3부리그) 우승, 2012~2013시즌 챔피언십(2부) 4위로 이끌며 주목을 받은 포옛 감독은 2013년 10월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있던 선덜랜드 지휘봉을 잡았다. 강등권의 팀을 반등시키며 14위까지 끌어올렸고, 리그컵에서는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임대로 영입한 기성용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며, 국내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15년 성적 부진으로 선덜랜드에서 물러난 포옛 감독은 그리스 AEK아테네, 스페인 레알 베티스, 중국 상하이 선화, 프랑스 보르도, 칠레 카톨리카 등을 거쳤다. 최근까지는 그리스 대표팀을 이끌었다. 특히 한국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도 이름을 올리며, 실제 미팅까지 진행한 바 있다.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등 소위 빅리그를 거친데다, 아시아 무대는 물론,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분명 매력적인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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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페트레스쿠 감독 체제에서 전북의 전술은 확실한 색깔 없이 표류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통적인 닥공을 살리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엉성한 모습이 이어졌다. 부진 끝에 결국 페트레스쿠 감독과 결별하고 대행 체제로 전환했지만, 반등은 없었다. 전술 대응 미비 뿐만 아니라 팀 스피릿을 끌어 올리는 부분에서도 실패했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김두현 전 감독과 결별한 전북이 차기 사령탑으로 국내 감독이 아닌 포옛 감독을 데려온 건 이런 분위기를 일신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잉글랜드에서 수석코치, 감독을 지내며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았고, 이후 그리스, 스페인, 우루과이 리그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축구를 경험한 그가 옅어진 전북의 색깔을 다시 확고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전북이 포옛 감독 외에도 마우리시오 타리코 수석코치를 비롯해 불가리스 파나요티스 피치컬 코치에 아들이자 분석 코치인 디에고까지 품은 것은 색깔 입히기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만하다.
포옛 감독은 내달 2일 선수단을 이끌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출국한 뒤, 후아힌과 방콕에서 동계 훈련 일정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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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어제 사고로 희생된 분들께 조의를 표하고 싶다.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한다. 이렇게 큰 구단에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협상 과정에서 전북이 보여준 비전은. 어떤 부분이 최종 선택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쳤나.
마이클 김 디렉터, 단장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 좋은 느낌을 받았다. 구단이 어느 정도 레벨인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내 자리다'라고 느꼈다. 나는 운좋게 유럽에서 큰 구단을 맡을 수 있었다. 이것 또한 내게는 큰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현 시점에서 보는 전북의 장점과 단점은.
역사와 팬, 구단의 전통이 장점 아닐까 싶다. 단점은 지난 시즌의 결과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오늘부터 0에서 다시 출발한다고 생각하며 준비하고 싶다.
-지난 시즌 저조한 성적 탓에 팬들의 피로감이 상당하다.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승리에 대한 철학을 확고히 하며 더 좋은 성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전북에서 보여주고 싶은 축구 철학은.
축구에 대한 이해가 첫 번째다. 모두가 즐기는 축구를 해야 한다. 승리를 위해 좀 더 공격적인 축구를 하려 한다. 팬들 역시 새롭게 바뀔 우리의 축구를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선덜랜드 시절 기성용과 함께 했는데, 혹시 K리그에 대해 들은 부분이 있나.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0년이 흘렀으나 여전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내년 시즌 상대로 만나게 될텐데 어떨지 모르겠다. K리그에 대해 딱히 이야기를 나눈 것은 없다.
-김진수 문선민이 이적하는데, 사전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인가. 어떤 포지션에 보강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선수 개인에 대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여러 부분이 있고, 중요한 선수라 생각될 수 있지만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아니다.
-구체적인 계약 기간과 임기 내 목표는.
순위를 끌어 올리는 게 첫 목표다. 변화도 필요하고, 현실적 목표도 필요하다고 본다.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6월 정도에 우리의 목표가 정확히 무엇인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문화 적응에 대한 방안은.
예전에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여러 나라를 경험하며 문화를 빨리 이해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고 본다. 기본적인 것부터 배워가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싶다.
-긴 패스를 통한 축구를 선호한다는 평이 있는데. 이승우 같이 발재간이 있는 선수들의 활용 방안은.
가끔씩 스스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가 쉽지 않다. 어디에서 일하든 모든 건 다르다 본다. 영국 3부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그때마다 다른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지금부터는 선수들의 능력을 믿고 최대한 이기기 위해 준비하려 한다.
-선수단 파악 시간이 길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
언제나, 어딜 가든 선수, 구단, 팬, 연고지와 소통하려 한다.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하고 있다. 축구적인 접근법은 알고 있지만, 경기장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적응하는 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본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을 본 소감과 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아주 멋진 경기장이다. 팬들이 2024년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해하고 있다. 이제 팬들에게 묻지 말고 보여주는 축구를 해야 한다. 최대한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해야 한다. 그렇게 구단의 역사를 다시 세우고 싶다.
-태국 전지훈련에서 포커스를 맞추고 싶은 부분은.
서로에 대한 배움과 습득 아닐까 싶다. 선수와 지도자 간 이해가 있어야 체력, 전술적 훈련을 할 수 있다. 소통을 통해 습득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코치진이 선수를 빠르게 파악해야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 어려운 시기가 와도 확실하게 대처할 수 있다. 90분을 버틸 수 있는 체력, 경기를 이해할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하다. 이번 훈련은 그런 부분을 아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전북이 수비적인 면에서 힘들었는데 보완하고 싶은 포인트는. 외국인 선수 영입 구상은.
너무 많은 걸 말씀드리긴 어렵다(웃음). 축구는 복잡할 수 있지만 간단하다.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부분에 강렬하게 대응해야 한다. 소유, 공격, 압박, 수비 모두 중요하다. 최대한 강렬하게 대응하고자 한다.
-유럽에서 받던 조건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북을 선택한 이유를 간결하게 꼽자면.
간단하다. 이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팬, 구단, 역사, 리그, 사람이다.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걸 즐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건 이기는 것이다.
-한국 축구에서 외국인 지도자는 상당한 주목을 받는데, 전북을 넘어 K리그에 보여주고 싶은 축구가 있다면.
배우기만 하기 위해 여기에 온 건 아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 보여줘야 할 지 알고 있다. 선수들을 최대한 도와 이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스스로를 설명하는 건 정말 어렵다. 축구에 대한 기본은 간단하지만, 선수들을 만나기 전까지 뭔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나는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준비됐고, 보여드릴 것이다.
-최근 지도했던 팀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는.
코치진은 항상 좋은 선수를 원하지만, 구단의 비전과 역할도 잘 알고 있다. 지금은 그 부분에 집중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K리그는 어떤 스타일의 리그라 보는가.
기술적으로 굉장히 뛰어나고 공격을 선호하는 것 같다. 우리 팀이 작년에 최고의 레벨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분석, 소통을 통해 올 시즌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 구단에서 모든 부분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려 한다. 선수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경기장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줄지가 중요하다. 여기까지 이뤄졌을 때의 성과를 갖고 최대한 이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새로온 코치들의 장점은.
마우리시오는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선수 시절 함께 뛰었다. 브라이턴에서 지도자 생활을 함께 시작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내 아들인 디에고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하다 일찍 은퇴했다. 칠레, 그리스에서 함께 일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을 잘 알고 있다고 본다. 파나요스는 프랑스 시절을 제외하면 우리와 함께 일을 해왔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방향성을 잘 알고 있다. 한국 코치진과 소통해본 결과 굉장히 인상 깊고 배울 점이 많았다.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된다. 정조국 코치와는 프랑스어로 소통하려 했으나 그냥 영어로 하기로 했다(웃음). 한국과 선수들에 대해 더 잘 아는 한국인 코치들과 최대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디에고 코치 몸이 워낙 좋아 팬들 사이에서 '군기반장' 노릇을 할 거란 예상도 있던데.
아버지로서 굉장히 좋은 뉴스다. 아버지의 결정이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기쁘다(웃음)
-지난 여름 한국에 올 뻔 했는데 아쉽게 불발된 바 있다. 전북의 제의가 한국행을 '운명'으로 다가왔는지.
때론 운명이 있다고 믿는다. 모든 일이 일어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본다. 한국 생활을 즐겁게, 최대한 열심히 하려 한다.
-앞서 전북을 거친 페트레스쿠, 디 마테오와 이야기를 나눈 부분이 있나.
모든 결정이 이뤄진 뒤 소통할 수 있었고 굉장히 많은 정보를 공유했다. 내 결정이 굉장히 잘한 것이었다는 확인 절차였다고 본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