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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해 6월 15일, 윤정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강원의 순위는 K리그1 12개팀 중 11위였다. 2016년 울산을 떠난 뒤 7년만에 K리그 무대로 복귀한 윤 감독 앞에는 살 떨리는 강등 전쟁이 기다렸다. 혹여 강원이 강등이라도 당하면 지도자로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했지만, 윤 감독은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본(세레소오사카, 제프 유나이티드), 태국(무앙통 유나이티드) 등 해외 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윤 감독은 K리그 해설위원을 맡아 현장을 다니면서 자신의 축구가 K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파이널 라운드를 앞둔 현재, 강원의 순위는 3위다. 16승7무10패 승점 55점으로 선두 울산(61점)과는 6점차로 벌어졌지만, 2위 김천(56점)과는 1점차에 불과하다. 4위 포항(51점)과는 4점차. 강원의 역대 최고 성적이 2022년에 작성한 6위인 점을 감안할 때, 올 시즌 최고 순위를 작성해 구단 최초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분위기에서 과연 누가 '강원의 봄'을 이끈 일등공신인지 따지는 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다. 부진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감독이 짊어지듯이, 호성적에 대해서도 온당한 평가가 따라야 한다. 윤 감독은 K리그 올해의 감독상 후보에 오를 정도의 지도력과 임팩트를 자랑했지만, 정작 구단의 평가는 외부의 평가와 온도차가 심한 듯하다. 올해 말이면 윤 감독과의 계약이 종료된다. 강원 수뇌부는 여전히 윤 감독에게 정식으로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의사를 타진했을 뿐이다. 파이널 라운드를 앞두고 올해 계약이 끝나는 김병지 대표이사의 거취 등의 요인으로 구단이 윤 감독과의 재계약을 망설인다는 '썰'이 파다하다. 이대로면 강원의 급한 불을 끄고, 팬들에게 ACL 희망을 안긴 지도자가 1년반 만에 작별을 고할 수도 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시도민구단 특성상 이 시기가 되면 으레 정치권에서 누가 내려온다더라, 누구를 감독직에 앉힌다더라와 같은 풍문이 떠돈다. 강원도 다르지 않다. 서로 '내가 잘했다'고 자화자찬 할 게 아니라 지금은 미래를 그려야 할 때다. 뒤숭숭한 분위기를 바로 잡지 않으면 챔피언스리그 도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인천(3대1 승)을 꺾기 전까지 5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한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