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영우(즈베즈다)가 오른 측면에서 왼발로 띄워 올린 크로스가 문전으로 날아오자 쇄도하던 이재성이 껑충 뛰어올라 머리로 정확히 공을 타격했다.
요르단의 거센 압박에 좀처럼 공격의 활로가 열리지 않던 차에 나온 시원한 '한방'이었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합류하지 못했고, 그 공백을 메우려 한 황희찬(울버햄프턴)마저 경기 시작 23분 만에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홍명보호는 또 다른 해결사가 필요했다.
앞선 A매치 4경기에서 3골을 터뜨린 차세대 간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경기 초반에는 눈에 띄는 장면을 연출하지 못하자 팀 내 최고 베테랑인 이재성이 나섰다.
손흥민(129경기)이 없는 이번 대표팀에서 이재성은 가장 많은 A매치(91경기)를 소화했다.
국가대표 통산 11호 골을 터뜨린 이재성은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뿐 아니라 홍명보호에서도 중원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 중이다.
주로 전방 지역에서 뛰지만 이재성은 상황에 따라 공수 균형을 맞추는 역할도 맡는다.
손흥민, 이강인 등과 함께 뛸 때는 이들이 공격에 집중하도록 전방 압박 등 '궂은일'에 매진한다.
하지만 주요 공격수들이 없는 상황이면 득점 본능을 발휘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최종 모의고사' 격으로 지난 1월 이라크와 치른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전반 40분에 나온 이재성의 선제 결승 골 덕에 1-0으로 이겼다.
이때도 전반에는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이 출전하지 않아 경색된 공격 흐름을 이재성이 풀어냈다.
2015년 3월 우즈베키스탄과 친선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이재성도 벌써 국가대표로 활약한 지 10년째다. 센추리클럽까지 남은 A매치 수도 9경기뿐이다.
1992년생 동갑내기인 손흥민이 특유의 골 결정력으로 대표팀을 이끈다면 이재성은 베테랑답게 상황마다 팀이 필요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에 기여해왔다.
이날도 중원에서 요르단의 압박이 거세질 때마다 센터 서클 아래 지역까지 내려와 공을 받아주며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등 헌신적인 플레이로도 2-0 완승에 기여했다.
pual0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