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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작두 탄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의 용병술이 화제다.
홍 감독은 '외풍'에 흔들리지 않았지만 씁쓸했다. 오만과의 2차전이 터닝포인트였다. 1골 2도움으로 맹활약한 손흥민(토트넘)을 앞세워 적지에서 3대1로 승리했다. 하지만 첫 승을 '해줘 축구'로 치부했다.
사실 전술적인 판단이 반전의 시작이었다. 홍 감독은 1-1 상황이었던 후반 중반 미드필더 박용우(알 아인)를 가운데 수비로 내리며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좌우 윙백의 공격 가담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파상공세가 이어졌고, 결국 손흥민의 결승골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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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신의 분위기는 여전히 우세했다. 홍 감독은 여전히 온갖 '수모'를 꿋꿋이 견뎠다.
지난달 마침내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합류가 불발됐다. 3. 4차전 상대는 '난적' 요르단과 이라크였다. 만에 하나 10월 A매치 2연전에서 잘못될 경우 더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었다.
홍 감독의 용병술은 빛을 발했다. 요르단전에선 황희찬(울버햄튼)에 이어 엄지성(스완지시티)을 부상으로 잃었지만 교체투입시킨 배준호(스토크시티)와 오현규(헹크)가 두 번째 골을 합작했다. 오현규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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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절묘한 드라마가 연출됐다. 문선민이 왼쪽을 열어젖혔고, 이재성(마인츠)의 컷백이 오현규의 발끝에 걸렸다. 오현규가 왼발로 요르단전에 이어 다시 한번 골네트를 찢었다. 그는 교체로 수혈돼 2경기 연속골을 작렬시켰다. 이재성의 골을 묶어 이라크를 3대2로 잠재웠다.
쿠웨이트전와의 6차전에서도 그 기세가 이어졌다. 오세훈이 A매치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가운데 부상에서 돌아온 '캡틴' 손흥민은 A매치 50득점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그는 50골의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남자축구 역대 A매치 최다골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압권은 배준호의 투입이었다. 홍 감독은 2골 차로 앞서가다 후반 15분 상대에게 만회골을 허용했다. 그는 쫓기는 상황에서도 손흥민을 보호하기 위해 후반 19분 벤치로 불러들이는 대신 배준호 카드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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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승을 질주한 대한민국은 승점 13점(4승1무)으로 B조 선두를 질주했다. 2위권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요르단과 이라크가 나란히 승점 8점(2승2무1패)을 기록 중이다.
3차예선에서는 각조 1, 2위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홍명보호는 2위권에 승점 5점차로 앞섰다. 조기 월드컵 본선 진출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홍 감독은 "내가 대표팀 감독직을 맡기로 마음을 먹은 다음부터 오직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단순하지만 강한 메시지를 항상 머리에 가지고 있었다. 물론 아직 월드컵 3차예선이 끝나지도 않았고, 많은 경기가 남았다. 예전에 대표팀 감독을 했을 때는 지금과는 상황이 정반대였다. 그래서 지금 상황이 집중하기에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여 전 예선이 아닌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대표팀을 이끈 바 있다.
3차예선은 반한점을 돌았다. 올해 마지막 A매치가 남았다. 홍명보호는 1차전에서 맞닥뜨린 팔레스타인과 다시 상대한다. 대한민국은 19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중립지역인 요르단 암만의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팔레스타인과 6차전을 치른다.
홍명보호는 경기 이틀 전인 17일 암만에 입성한다. 쿠웨이트의 훈련 환경이 훌륭해 이날 오전 훈련까지 실시한 후 암만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