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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요르단]=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 간판 손흥민(토트넘)이 몸 상태 관리 차원에서 결장한 지난해 페루, 튀니지전을 제외하고 대표팀은 17경기에서 총 34골을 넣었다.
이는 최근 우리나라 대표팀 공격이 손흥민의 골 결정력과 공격포인트 생산 능력에 얼마나 의존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전문가들도 강력한 슈팅 능력을 토대로 손흥민이 보여주는 '한방'이 대표팀을 살려왔음을 인정한다.
그런 손흥민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 4차전에 나서지 못한다.
10일 요르단, 15일 이라크와 대결하는 10월 A매치 기간, 손흥민은 영국 런던에서 다친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회복에 전념한다.
손흥민이 A매치 기간 소집되지 못한 건 2021년 3월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손흥민이 빠지는 건 골 결정력 측면에서 굉장한 타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부터 손흥민이 뛰지 않은 경기를 복기하며 공백을 메울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벤투 전 감독이 부임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손흥민이 뛰지 않은 A대표팀 경기는 20경기다.
A매치 기간에 열리는 게 아니라 해외파 차출이 어려워 정예 전력을 꾸리기 어려운 동아시안컵 경기를 제외하면 14경기를 손흥민 없이 치렀다.
이 14경기 성적은 10승 2무 2패였다. 29골을 넣었고, 6골을 실점했다.
결과, 내용, 전술적 측면을 종합하면 이 중에서 주목할 만한 승리를 거둔 경기로 지난해 10월 튀니지전과 2022년 1월, 2021년 9월 레바논전을 꼽을 수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지휘한 튀니지전은 4-0, 벤투 전 감독이 맡은 두 차례 레바논전은 모두 1-0으로 이겼다.
튀니지전에서 손흥민을 대신해 골 결정력을 발휘한 선수가 차세대 간판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었다.
이강인은 이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자신이 크로스, 드리블 돌파뿐 아니라 득점으로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후반 10분 직접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전매특허인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A매치 첫 골을 신고했고, 2분 후에는 페널티지역 안 경합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추가 골도 넣었다.
손흥민이 빠진 가운데 미드필더보다는 공격수에 가깝게 전방을 누빈 이강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2022년 1월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 경기에서는 손흥민뿐 아니라 황희찬(울버햄프턴)까지 부상으로 이탈해 측면 공격력이 떨어지자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알라니아스포르) 투톱을 내세워 결실을 봤다.
이때는 최전방 공격수 두 명이 결승골을 합작했다. 전반 추가 시간 황의조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2021년 9월 레바논과 월드컵 최종 예선 경기는 황희찬이 해결사로 나서 공격을 풀었다.
권창훈(전북)이 후반 14분 결승골을 터뜨린 가운데 손흥민 대신 왼쪽 공격수로 나선 황희찬이 특유의 돌파력으로 상대 측면을 허물어버리면서 벤투호에 승점 3을 가져왔다.
이 경기에서는 후방부터 다소 답답한 빌드업으로 완벽한 기회를 잡으려는 시도를 버리고 과감하게 수비 뒷공간에 롱패스를 집어넣어 황희찬의 돌파력을 극대화했다.
조규성 등 최전방에 붙박이로 나서던 선수들을 부상 등 사유로 쓸 수 없는 만큼 앞선 경기들처럼 이강인·황희찬의 분발과 이에 맞는 전술적 조정이 손흥민의 공백을 해결할 가장 좋은 수로 보인다.
1996년생 황희찬과 2001년생 이강인은 이번뿐만 아니라 30대 중반이 가까워진 1992년생 손흥민의 기량이 떨어진 이후에도 대표팀의 전방을 책임져야 할 자원이다.
이들에게 이번 A매치 연전은 '포스트 손흥민 시대'에 대한 팬들의 걱정을 불식하면서 국가대표팀 내 자신들의 존재감을 키울 기회이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은 지금까지 손흥민의 이탈에 대비해 마련했다는 '플랜B'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11시에 예정된 요르단전 킥오프 직전 공개될 선발 라인업을 통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pual0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