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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4일(현지시간) 선수 이적과 관련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일부 규정이 EU 법률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디아라는 옛 소속팀인 러시아의 로코모티프 모스크바와 계약 해지 분쟁을 벌였다.
그는 2013년 4년 계약을 맺고 로코모티프 모스크바에 합류했지만 급여 문제로 구단과 갈등을 빚으며 약 1년 만에 계약이 종료됐다.
디아라는 이후 2015년 벨기에 프로리그팀 샤를루아와 잠재적 계약 가능성이 타진됐지만, 당시 FIFA 규정 탓에 무산됐다며 벨기에 법원에 FIFA를 상대로 600만 유로(약 89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이 조기 해지된 경우 해당 선수와 그를 새로 영입하려는 구단은 이전 소속팀에 필요한 보상을 지불할 의무가 있다. 새 구단은 일정 기간 신규 선수 등록을 할 수 없는 제재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FIFA는 당사자 간 계약해지 분쟁이 종료될 때까지 관할 축구협회가 선수의 해외 이적시 필요한 증명서 발급도 보류하도록 규정한다.
손해배상 청구 사건을 심리 중인 벨기에 항소법원은 FIFA 규정이 EU 법상 '피고용인'의 자유 이동 및 경쟁법과 충돌하는지 판단해달라며 ECJ에 요청했고 이날 ECJ는 사실상 디아라의 손을 들어줬다.
ECJ 재판부는 "제기된 규정은 새로운 구단에 가서 자신의 활동을 발전하려는 프로축구 선수들의 자유 이동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의 자유 이동에 대한 제한은 클럽 간 축구경기 규칙을 보장하는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최우선적인 이유로 정당화될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이 사건의 경우 목적을 달성하는 것에 필요한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선수 영입 경쟁 가능성은 프로축구 분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며 "그러한 경쟁에 전반적인 제한을 가하는 건 노포칭 합의(no-poach agreement)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노포칭 합의는 경쟁사간 담합에 의해 노동자의 전직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불공정 행위를 뜻한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이날 ECJ 판결에 대해 "프로축구 생태계를 바꿀 축구 및 스포츠 노동시장 규정과 관련한 중요한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일각에서는 ECJ 판결을 계기로 FIFA의 관련 규정이 개정될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그러나 ECJ 판결은 벨기에 법원에서 진행 중인 본안 소송의 일부라는 점에서 실제 개정으로 반영되려면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FIFA는 이날 ECJ 판결을 분석한 뒤 추가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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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