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술탄카부스스타디움(오만 무스카트)=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후반 38분이었다. 기세 등등하면서 동시에 다소 무례하기까지 했던 오만 관중들은 입을 다물었다. 손흥민의 멋진 한 방때문이었다.
어려운 경기였다. 전반 10분 한국은 선제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쉬운 경기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오만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중반 이후 볼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한국을 몰아쳤다. 한국은 흔들렸다. 계속 주도권을 내줬다. 불안함이 엄습했다. 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내줬다. 오만의 세트피스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이 볼이 정승현 머리를 스치고 들어갔다. 정승현의 자책골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의 경기력은 시원스럽지 않았다. 오만의 역습에 흔들렸다. 후반 10분 애매한 상황이 있었다. 손흥민은 상대 박스 안에서 볼 경합 중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오만 선수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VAR을 봤다. 판독에만 4분여가 걸렸다. 결국 노파울, 페널티킥은 취소됐다. 흐름이 미묘해졌다. 한국은 더욱 힘들어졌다.
여기에 2만 7000여 오만 관중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오만은 계속 한국을 괴롭혔다. 오만이 역전골을 넣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흥분하던 오만 관중들은 조용해졌다. 손흥민의 세리머니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오만 관계자 하나가 취재진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하는 말.
"쏜 골. 오어 파울?"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남겼다.
"앱솔루틀리(당연히) 골"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11분. 손흥민은 하나 더 만들어냈다. 개인기로 수비수를 제친 후 패스를 찔렀다. 주민규가 슈팅, 골을 만들었다. 3대1로 앞서나갔다 2만 7000여 오만팬들은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손흥민은 그렇게 오만을 침묵하게 하고 집으로 가게 했다.
결국 캡틴 손흥민이 오만에서 한국 축구를 끌어올렸다.
이건 기자 bbadag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