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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리그가 지난 40여년 동안 가져보지 못한 네임밸류를 지닌 제시 린가드(32·서울)가 입단 넉달만에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놓고 있다.
큰 기대와 달리 시즌 초 자리를 잡지 못한 린가드는 엎친데덮친격 무릎 부상을 해결하기 위해 시술을 받아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약 두 달간 그라운드를 떠나있었다. 김기동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서울이 부진을 거듭하는 시기와 맞물려 린가드에 대한 기대치는 식어갔다. 관중수 변화만 봐도 알 수 있다. 3월 10일, 린가드의 서울 홈 데뷔전이 열린 인천전에서 무려 5만1670명의 관중이 들어찼지만, 4월과 5월 홈경기에선 2만명대로 관중수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6월 중순엔 한 영국 매체에서 레스터시티 이적설까지 떴고, 린가드는 헛소문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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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경기에서 임시 주장까지 맡은 린가드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폼(경기력)'이 눈에 띄게 살아났다. 한 차원 높은 수로 상대팀 수비진의 허를 찌르고, 서울 공격진에 창의성을 불어넣었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맞아들어갔다. 수원FC전에선 전진 패스를 흘리는 영리한 플레이로 강성진의 시즌 마수걸이 골을 도왔다. 나흘 뒤 강원전에선 최준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차넣으며 K리그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경기에 뛰는 선수, 벤치에 앉은 선수, 스태프 할 것 없이 전부 린가드 곁으로 모여 축하를 건넸다. 린가드가 서울 라커룸에서 얼마나 사랑받는 선수인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팬들은 경기 후 린가드가 펼친 '피리' 세리머니에 환호했다. 린가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 전북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후반 38분까지 약 83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5대1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서울은 린가드와 함께 3년4개월 만에 리그 3연승, 7년 만에 전북전 승리를 따내는 겹경사를 누렸다.
입단 시점에 린가드는 "축구와 개인사업은 별개다. 내겐 축구가 가장 중요하다. 이곳에서 트로피를 얻고 승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린가드는 확실하게 자신의 족적을 K리그에 남겨가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