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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9일 강원과 전북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5라운드 경기가 열린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한 명의 이름만을 언급했다. 바로 '고교 특급' 양민혁(18·강원)이다. "(양)민혁이는 물건이야~", "양민혁 미쳤다", "이 정도였어?".
양민혁은 수비시에는 적극적으로 강원 진영으로 내려와 측면 수비를 도왔다. 동료가 공을 탈취한 직후에는 빠르게 역습을 주도했다.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한 한 외국인 에이전트도 양민혁의 '공수겸장' 능력에 주목했다. 그는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능력도 발군이지만, (공을 되찾아오는)리커버리가 특히 뛰어나다"고 엄지를 들었다. 지난해 FIFA U-17 월드컵을 누볐던 양민혁은 이미 유럽 유수 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에서 뛰다 셀틱으로 이적한 '선배' 양현준의 사례처럼, K리그에서 꾸준히 활약을 펼치면 유럽의 관심, 그리고 몸값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윤정환 감독 입에서 나온 첫 마디는 "대단하다"였다. 선수 시절 미드필더였던 윤 감독은 "저 나이에 연속해서 90분 뛰는 게 쉽지 않다. 돌아보면 나는 저 나이에 저렇게 못 했다"며 "영리하게 상대(의 움직임)를 캐치해서 돌파를 한다. 오늘도 각이 없는 상황에서 슛을 때렸다. 자신감이 붙었다"고 호평했다. 양민혁은 최근 3경기 연속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윤 감독이 단순히 22세 규정을 위한 카드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걸 방증한다. 소속팀 감독의 이례적인 극찬을 접한 양민혁은 "감독님도 내 나이대에는 나만큼 했을 것"이라며 "대단했던 감독님이 나를 믿고 기용해서 영광"이라고 했다.
강원의 베테랑 풀백 윤석영은 "가끔 민혁이에게 부족한 점을 강하게 얘기해도 주눅이 들지 않는다. 피지컬을 키우고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을 더 높이면 영국을 포함해 유럽 리그에 충분히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꾸준하게 성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15경기에서 4골 2도움을 기록, 시즌 전 목표로 세운 5개의 공격포인트를 초과 달성한 양민혁은 "다음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속으론 K리그1 영플레이어상, 나아가 A대표팀 발탁을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