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8실점해서 우승 못한다? 새 역사는 써 내려가라고 있는 것 같다."
황인범은 이번 대회에서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그는 지난달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골을 기록하며 3대1 승리의 포문을 열었다. 요르단과의 2차전에선 경기 종료 직전 상대 자책골을 유도했다. 하지만 호주와의 8강전 전반 42분 패스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경기 뒤 "내가 별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너무 고맙고 어떻게 보면 나를 구해준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진짜 120분 동안 포기하지 않았다. 진짜 그런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밖에서 너무 고마웠다"고 고개를 숙인 이유다.
|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8실점 한 팀이 우승한 적은 없다. 한국은 무실점이 없다. 수비적인 부분에 대해 어떻게 얘기하는가. 김민재도 없다.
새 역사는 써 내려가라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8실점해서 우승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싶은 거라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야 할 것 같다. 실점이 많지만 그만큼 우리가 득점을 많이 한 것은 긍정적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 당장 내일 경기에서 김민재 없이 경기한다고 우리 수비가 흔들린다거나 안 좋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뒤에서 준비하고 있던 선수들이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알고 있다. 믿고 있다. 누가 나가든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점을 많이 했음에도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우승이 코 앞에 있다. 기대도 되지만 부담도 있을 것 같다. 선수들은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부담감, 압박감 그런 것들은 지금 이 대회가 아니어도 축구 선수라면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 매 경기 가지고 있다. 그런 부담과 압박감이 없는 상황보다 그런게 있는 게 개인적으로는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되지 않는다. 팀원, 코칭스태프를 믿고 국민들이 우리를 믿어주는 만큼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동기부여를 갖고 한다. 부담감을 지금까지 잘 이겨내 왔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 내일 경기도 그런 부담감을 갖고 나선다고 해도 문제되지 않는다. 좋은 결과로 팬들께 보답 드리고 싶다.
|
너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 스포츠를 하지 않길 잘했다고 느꼈다. 대회하면서 크고 작은 실수가 있다. 이 자리에서 인터뷰할 수 있게 해준 팀원들, 숙소에서 쉬는 선수들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팀 스포츠를 선택해서 외롭지 않게 의지할 곳이 있다는 부분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대회다. 남은 경기에서 그 누군가의 실수가 나오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그들이 의지할 수 있도록 모범이 돼야 겠다고 생각한 대회다. 남은 기간 동안 멋있고 소중한 추억을 멋진 드라마로 장식할 수 있도록 헌신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요르단전 좋은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 내일 경기에 나서게 된다면 '득점해야겠다, 실수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고 있진 않는다. 실수는 축구의 일부다. 실점으로 이어진 것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 당장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다. 대회가 끝난 뒤에 경기한 장면을 하나하나 돌아보며 선수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분석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이미 전에 한 경기는 많이 잊어왔다. 다음 경기만 집중했다. 팀이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지를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팀을 도울 수 있을 지, 실점하지 않고 득점을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경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