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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경기는 다시 시작된다. 태극전사의 강인한 생명력. 전 세계는 대한민국 '좀비축구'에 빠져들었다.
토너먼트의 문이 열렸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붙었다. 한국은 후반 시작 1분 만에 상대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다급해진 한국은 파상공세에 나섰지만, 경기는 쉽지 않았다.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한국이 조규성(미트윌란)의 짜릿한 헤더골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전에서 승패를 가리지 못한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4-2로 웃었다.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이 종료 휘슬이 울리기도 전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8강에선 호주를 상대로 또 기적을 썼다. 한국은 호주보다 휴식 시간이 약 53시간 적었다. 체력적 한계가 뚜렷했다. 한국은 전반 42분 선제 실점했다. 또 패색이 짙었다.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손흥민이 상대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황희찬이 키커로 나서 득점에 성공했다. 분위기를 탄 한국은 연장 전반 손흥민의 환상 프리킥 득점으로 2대1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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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후반에 더 매서운 힘을 발휘하고 있다.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부터 4경기 연속 후반전 추가 시간에 득점했다. 요르단전 90+1분, 말레이시아전 90+4분, 사우디아라비아전 90+9분, 호주전 90+6분이었다. 일각에서 이번 대회 '클린스만호'의 경기를 '좀비 축구'라고 부르는 이유다. 특히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을 제외, 후반 추가 시간 터진 3골은 모두 동점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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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이 64년 동안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트로피를 가져가고 싶어 하는 간절함과 목마름으로 힘이 생기지 않나 싶다. 그런 목표 의식이 가끔 부담되거나 긴장감을 주면서 전반전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후반에 뒤진 상태에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 더 드러난다. 0-1로 뒤진 채 경기를 시작하는 게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실점 이후 경기력이 더 좋았다. 처음부터 그런 모습을 보이면 좋겠지만"이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좀비 축구'란 표현에 "어떤 축구를 하든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좀비 축구'라는 것을 떠나서 팀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이런 경기를 통해서 믿음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연장전에 들어가면 지치는데 포기하지 않고 해주는 것에 대해서, 하나로 뭉쳐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각) 요르단과 4강 대결한다. 요르단을 잡으면 이란-카타르전 승자와 결승 격돌한다. 우승까지 2승 남았다. 도하(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