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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토트넘이 FA컵 32강 진출에도 손흥민의 공백을 크게 느꼈다.
홈팀 토트넘은 4-2-3-1 전술을 꺼내 들었다. 히샬리송이 최전방에 자리했다. 브레넌 존슨, 지오반니 로셀소, 데얀 클루셉스키가 2선에서 뒤를 받쳤다. 3선에는 올리버 스킵,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호흡을 맞췄다. 포백에는 데스티니 우도기-벤 데이비스-에메르송 로얄-페드로 포로가 위치했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원정팀 번리는 4-4-3로 맞섰다. 최전방에 제키 암도우니, 라일 포스터가 자리했고, 중원은 윌손 오도베르, 조쉬 컬렌, 에런 램지, 아나스 자루리가 맡았다. 수비진은 찰리 테일러, 하네스 델크루아, 다라 오셰이, 비티뉴가 구성했다. 아랴네트 무리치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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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경기 초반부터 번리에게 슈팅 기회를 내주며 흔들렸다. 전반 3분 자루리의 슈팅이 강하게 토트넘 골문을 노렸으며, 전반 7분에는 오도베르의 중거리 슛이 토트넘 골문 구석으로 향했지만, 비카리오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토트넘은 히샬리송이 공격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히샬리송은 전반 10분 스킵이 밀어준 패스를 받아 박스 안에서 왼발 슛을 시도했으나, 슈팅은 골문 안으로 향하지 못하며 벗어났다. 전반 11분에는 존슨의 날카로운 슈팅이 번리 골문을 위협했지만, 무리치의 몸에 맞고 골라인을 넘지는 못했다. 히샬리송은 이후에도 전반 15분 슈팅을 시도한 것이 무리치에게 잡히며 땅을 쳤다.
먼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은 것은 번리였다. 번리는 전반 27분 자루리가 박스 안으로 침투 패스를 시도한 것을 받은 암도우니가 비카리오와 일대일로 기회를 잡으며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암도우니는 공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고, 극적으로 건드리며 시도한 슈팅은 토트넘 골문 위로 향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번리는 이후에도 전반 45분 자우리의 슈팅이 골대를 넘어가는 등 공격 기회를 잡았음에도 토트넘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두 팀은 후반에는 토트넘이 분위기를 주도하며 거세게 경기를 몰아쳤다. 후반 3분 로셀소의 날카로운 중거리 슛이 번리 골문 구석을 위협했고, 후반 10분에는 존슨의 중거리 슛이 무리치 정면으로 향하며 쉽게 잡혔다. 후반 21분에는 존슨의 발리슛이 번리 골문을 가르는 듯 했으나, 무리치가 동물적인 선방으로 막아내며 균형을 지켰다.
토트넘은 후반 중반이 지나서야 첫 골을 기록하며 경기 리드를 잡았다. 후반 33분 포로의 강한 전방 압박으로 공을 뺏어낸 토트넘은 포로가 직접 뺏은 공을 몰고 슈팅을 시도했다. 포로의 슈팅은 강력하게 번리 골문을 향해 날아갔고, 무리치는 포로의 슈팅을 그대로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며 토트넘이 선제골을 기록했다.
추가골로 격차를 벌리고자 했다. 후반 41분 라이언 세세뇽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한 것이 무리치 손에 걸리며 리드를 더 벌리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득점을 더 기록하지 못한 두 팀은 결국 경기를 토트넘의 1대0 승리로 마무리했다.
토트넘은 이날 경기 포로의 결승골로 승리하며 32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무려 16개의 슈팅 중 단 하나만 득점으로 이어지며 공격에서의 아쉬움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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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부터 토트넘은 손흥민을 기용할 수 없었다. 손흥민은 1월 12월부터 2월 10일까지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위해 팀을 떠났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아시안컵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공격진에서 그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기에 대회 마지막 결승전까지 손흥민의 복귀가 어려울 가능성도 크다.
영국의 풋볼런던은 '준결승은 2월 6일과 7일에 열린다. 한국이 4강에서 떨어지더라도 브라이턴과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은 낮다. 결승을 소화해도 일주일 뒤에 울버햄튼전은 나올 수 있지만 한국에서 우승 축하 행사 등 휴식시간이 주어진다면 역시 못 나올 수 있다'라고 가늠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아시아컵 차출에 대해 "개인적으로 손흥민이 아시안컵 출전하는 것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많은 유럽 팬들이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아시안컵이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이 다시 호주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의 재치있는 발언과는 별개로 손흥민이 올 시즌 토트넘에서 보여주고 있는 기량과 주장으로서의 리더십을 고려하면 손흥민의 이탈은 정말로 뼈아프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30골을 넣으며 토트넘 점력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케인의 이탈을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시즌 개막 전까지 토트넘을 따라다녔다. 실제로 토트넘은 리그 개막 직후 무패 흐름을 이어갔음에도 3라운드까지 전방에서의 공격력에서는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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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팀이 실점할 때마다 곧바로 균형을 맞추는 득점을 두 차례나 터트리며 아스널 원정에서 팀이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도록 맹활약했다. 득점은 계속 이어졌다. 리버풀을 상대로 원톱으로 다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36분 매디슨이 히샤를리송의 침투를 확인하고 패스를 건넸고, 히샤를리송이 크로스를 올렸는데,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이 이를 가볍게 돌려 놓으며 리버풀 골망을 흔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믿음에 부응한 손흥민은 자신이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9월 4경기 중 3경기에서 6골을 득점하는 활약을 선보였다. 이후 손흥민은 루턴 타운전에서 원톱으로 출전해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꾸준한 전방 압박으로 팀 공격을 도왔다.
10월 초반 득점이 없었던 손흥민은 10월 A매치 기간 이후 치른 풀럼전에서 다시금 득점 본능을 선보였다. 전반 36분 상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이어진 패스를 판더펜이 인터센트로 공을 뺏어낸 후 히샤를리송이 이를 박스 앞에 있던 손흥민에게 전달했다. 손흥민은 수비 사이에서 곧바로 뒤돌며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로 풀럼의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과 히샤를리송은 지난 리버풀전에 이어 다시 한번 득점을 합작했다. 이어진 팰리스전에는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10경기 무패 행진을 이끌었다.
이후 매디슨이 부상을 당하며 잠시 부진했지만, 맨시티전 1골 1도움, 뉴캐슬전 1골 2도움 활약으로 금방 다시 원래의 기량으로 돌아왔다. 지난 에버턴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올 시즌 쾌조의 분위기를 꾸준히 이어갔으며 12월 4골 4도움으로 이달의 선수 후보에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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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손흥민 주장 선임은 큰 호응을 얻었다. 2010년대 케인 다음 가는 토트넘의 간판 선수로 활약했고 인성에서도 최고의 극찬을 받고 있어 토트넘 안팎에서 그를 주장으로 인정했다. 손흥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 거대한 클럽의 주장이 된 것은 큰 영광이다. 큰 놀라움이고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나는 이미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가 주장처럼 느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새 시즌, 새로운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완장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의 주장 선임에 대해 "모두가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라는 것을 알고 있다. 라커룸에 있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선수단 내에서 그룹을 초월한다"라며 "단지 인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이곳에서 그리고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경기들에서 성취한 것들 덕분이다"라고 기량과 인성, 리더십, 경력 면에서 손흥민이 주장으로 손색없음을 설명했다.
손흥민은 다가오는 2024~2025시즌에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다면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케인과 아구에로와도 동률을 이루게 된다. 10시즌 연속 기록한 선수는 램파드가 있으며, 루니는 11시즌 연속 해당 기록을 이어간 바 있다. 손흥민은 EPL 데뷔 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 4골 1도움에 그치며 분데스리가 복귀까지 고려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기록은 엄청난 발전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첫 시즌을 인내한 손흥민은 다음 시즌 리그 14골을 시작으로 꾸준히 활약했고 2021~2022시즌에는 23골을 기록하며 골든 부츠(프리미어리그 득점왕)를 수상했다. 지난 시즌에는 부진과 부상으로 10골에 그쳤지만, 올 시즌은 16라운드에서 10호골을 기록하며 다시 득점왕 페이스로 달리고 있다.
지난 2021~2022시즌 득점왕을 수상했을 당시와 비교될 만큼 엄청난 활약이다. 이미 리그 10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엘링 홀란, 모하메드 살라에 이어 득점 3위에 오르며 유력한 득점왕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시즌 부진을 이겨내고 토트넘 공격의 선봉장으로 완벽하게 돌아왔다.
글로벌 축구 매체 골닷컴은 손흥민을 EPL 전반기 베스트 11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3-4-3포메이션에 선정된 11명의 선수 중 왼쪽 미드필더로 선정된 손흥민은 올 시즌 맹활약 중인 공격수 포지션은 아니었지만, 11골을 넣은 활약을 인정받으며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골닷컴은 'EPL 레전드로 손흥민 위상은 오랫동안 자리 잡았다. 첫 시즌(2015/16시즌)을 제외하면 아시아 역대 최고의 선수로 프리미어리그 10골을 꾸준히 달성했다. 지난 시즌은 기대 이하였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이번시즌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오면서 해리 케인이 이탈하자 손흥민은 9번 역할로 전환했다. 이후 최고의 기량을 회복했다. 자신의 두 번째 EPL 득점왕을 노리고 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아직 가능하다'라며 손흥민의 선정 이유를 공개했다.
이어 '손흥민은 마무리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수다. 특히 빅매치에 강하고, 여전히 최고의 선수다. 1992년생으로 상대적으로 나이가 있지만 토트넘에선 아직 대체 불가한 공격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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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력지 가디언이 선정한 2023 남자 축구선수 랭킹에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손흥민은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가디언은 손흥민에 대해 '지난 시즌 내내 탈장 문제를 겪었고 5월 말 수술 후에야 이를 밝힌 것은 아시아 최고 스타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토트넘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손흥민은 그들을 위기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도 어려움을 겪었고, 공격포인트도 감소했다. 하지만 토트넘 주장은 책임하에 고통 없이 활약하는 새 시즌을 통해 예전의 손흥민으로 돌아왔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를 최고의 9번과 왼쪽 윙어로 기용했다'라며 손흥민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토트넘은 향후 손흥민 외에 추가 결장자도 있다. 중원 핵심인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다. 사르와 비수마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여한다. 세네갈과 말리를 대표해 코트디부아르에서 열리는 2024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할 예정인 두 선수는 각 대표팀의 핵심 전력으로 1월 13일 개막하는 네이션스컵 이전에 토트넘을 떠나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세네갈은 카메룬, 기니, 감비아와 같은 조에 편성됐으며, 말리는 튀니지,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와 함께 한 조에 속했다.
사르가 포함된 세네갈은 지난 네이션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디펜딩 챔피언으로 사르가 주전으로 활약하며 높은 단계까지 올라간다면 2월 11일 열리는 결승전까지 오랜 기간 팀을 이탈할 수 있다. 비수마도 말리가 지난 대회 16강에서 탈락한 것처럼 조별리그 이후 곧바로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더라도 1월 말이 되어서야 팀에 돌아올 수 있다. 손흥민에 이어 두 중원의 핵심까지 빠진다면 여파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손흥민 이탈 후 첫 경기에서부터 그의 공백을 강하게 느낀 토트넘과 포스테코글루가 맞이하는 다음 일정은 맨유와의 리그 경기다. 부진했던 공격에서 손흥민 없이 승리할 수 없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