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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대한민국 엘리트가 모이는 프로축구 K리그가 2024년에도 어김없이 콘서트와 '불편한 동행'을 이어가야 할 처지다.
문제는 '잔디'다. K리그는 최근 2년간 잔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2022년 인천 홈구장 인천축구전용경기장과 서울이랜드의 홈구장 목동종합운동장의 '논두렁 잔디'가 논란이 됐다. 잔디 관리의 중요성이 이슈화됐다. 프로축구연맹은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와 K리그 잔디 체질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논두렁'을 '양탄자'로 바꿔나갔다.
올해 키워드는 '콘서트'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하이브리드 잔디는 지난 8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 및 K-팝 콘서트 여파로 심각하게 훼손됐다. 잔디 위에 무대 등 콘서트 관련 시설이 설치되면서 잔디 피해가 더 컸다. 정부와 문체부가 발벗고 나서 복구에 나섰지만, 축구팬들의 마음이 복구될 리 만무했다. 팬들은 "10억짜리 잔디를 K-팝 콘서트로 훼손하나" "잼버리 졸속행정 피해를 왜 K리그가 보는가?" "그깟 공놀이라는거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내년 5월 임영웅 콘서트 계획이 공개된 뒤 축구 커뮤니티 등에는 잔디 상태를 우려하는 글이 등장했다.
콘서트를 여는 가수가 임영웅이란 점은 일말의 기대를 갖게 하는 요소다. '축구 마니아'로 알려진 임영웅은 지난 4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대구의 리그 경기를 찾아 하프타임 때 잔디의 훼손을 우려해 풋살화를 신고 공연해 화제를 모았다. 일부팬 사이에서 '임영웅이라면 잔디를 소중히 다룰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축구계 관계자들은 임영웅이 관중석에서 공연하고 관객들이 전원 관중석에 착석하지 않는 이상 잔디 훼손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K리그는 언제까지 양보를 강요받아야 할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