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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비하인드]'괴물 고교생' 김태원의 '느린 발'은 유럽 스카우트에게 '단점'이 아니었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3-11-06 15:26 | 최종수정 2023-11-07 06:20


[단독 비하인드]'괴물 고교생' 김태원의 '느린 발'은 유럽 스카우트에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유럽 스카우트는 '괴물 고교생' 김태원(18·영등포공고)의 '느린 발'을 단점으로 보지 않았다. 김태원은 올해 대통령금배 고교축구대회 등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탁월한 득점력을 뽐냈다. 신장 1m85의 당당한 체구를 지녀 차세대 한국 축구의 '대형 공격수' 재목으로 꼽혔다. 국내 프로 구단과 일본 J리그 클럽에서 일찌감치 재능을 알아보고 손을 내밀었지만, 엄청나게 적극적으로 오퍼한 팀은 없었다. '발이 느리다'는 이유에서다. 동기들이 일찌감치 프로팀 입단을 확정한 것과 달랐다. 프로 산하 유스팀에 속한 U-18 대표팀 동료에 비해 덜 주목을 받은 이유다.

하지만 지난 8월 포르투갈 1부 소속의 포르티모넨세 스카우트는 김태원의 '느린 발' 보단 '잠재력'에 주목했다. 올 8월 영등포공고와 보인고의 제56회 대통령금배 고교축구대회 결승이 열린 충북 제천종합운동장 현장을 찾은 이 관계자는 이날 후반 역전 결승골을 쏜 김태원의 문전 원숙한 플레이와 높은 수준의 득점력에 높은 점수를 매긴 것으로 전해졌다. 스트라이커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태원에 '꽂힌' 이 관계자는 곧바로 영등포공고와 선수측에 영입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스포츠조선 10월27일 단독> 3주간의 입단 테스트도 생략했다. 보통 유럽에 진출하는 어린 선수는 현지에서 입단 테스트를 거친다. 이 길고 까다로운 테스트에서 탈락해 유럽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한 선수가 허다하다. 포르티모넨세가 입단 테스트를 '스킵'한 건 김태원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했다는 뜻이다.

김재웅 영등포공고 감독과 김태원, 선수측 등은 포르티모넨세의 훈련 시설, 구단의 비전, 향후 커리어 등을 고려해 '프로 첫 경험'을 유럽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김태원은 특히 포르티모넨세측이 자신의 장점을 높게 평가해준 것에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올해 영등포공고의 전무후무한 6관왕에 일조한 김태원은 학업을 끝마친 이후인 12월초 포르투갈로 출국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포르티모넨세 합류 이후 이적 공식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투갈 1부 무대에 데뷔하기까진 다소간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 먼저 포르티모넨세로 이적한 영등포공고 동기인 수비수 이예찬과 마찬가지로 포르티모넨세 U-23팀에 몸담으며 현지 적응에 힘쓸 전망이다. 김태원은 김 감독에게 "성공하기 전엔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고교 축구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열 가지를 잘해도 한 가지를 못하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반면 유럽 등 해외에선 단점이 있어도 '그 단점을 우리와 함께 보완하면 된다'는 주의"라며 이번 '김태원 케이스'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14년 창단한 포르티모넨세는 이승우(수원FC) 박지수(우한)가 짧게 몸담았던 팀이다. 현재 청소년 대표 출신 김용학이 뛰고 있다. 에이전트 출신인 로디니 삼파이오 포르티모넨세 회장이 아시아 선수 영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티모넨세 스카우트는 지난 8월 방한 당시 다양한 선수들을 체크하고 돌아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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