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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또 다른 가능성도 열려 있었다. 전북-수원의 경기를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제3 구장'으로 이전해 중립경기로 치르는 방안이었다. 광주FC의 홈구장인 광주축구전용구장이 언급됐다. 수원 관계자는 "광주에서 경기가 열릴 수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급히 숙소, 교통편, 훈련 시설 등을 알아봤다"고 말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두 팀의 경기는 예정대로 치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수원 관계자는 "전북 원정 응원을 예정했던 팬들이 있다. 이번 사태로 차편, 숙소 등의 예약, 취소를 번복했다. 팬들이 가장 마음이 상했을 것"이라고 했다.
대전도 자칫 전북과의 경기가 연기될 뻔했다. 더 다급했던 일은 따로 있다. 전북-인천의 FA컵 4강전이 중립지역인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수 있다는 얘기 때문이다. 이 역시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대전 직원들은 주말 내내 관련 내용을 주시하며 상황에 긴밀하게 대처했다. 자칫 대전이 나서서 전북-인천의 경기를 운영해야 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타 구단의 경기인 만큼 티켓 판매, 관중 입장, 광고판 변경 등 손봐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광주도 마찬가지였다. 전북-수원의 12일 경기를 광주에서 치를 경우 관련 준비가 필요했다. 광주 관계자는 "광주시체육회에서 광주축구전용구장 대관을 승인하면 구단에 연락이 온다.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에 만약의 상태에 대비해 직원들이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6일 시작된 잼버리 논란은 8일에서야 모두 마무리됐다. 폭풍과 같은 3일이었다. 어떤 상황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직접 당사자가 아닌 탓에 건너 얘기를 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직접 피해자도, 숨은 피해자도 답답한 마음을 호소할 곳 없이 오롯이 떠안아야 했다는 점이다. 축구 관계자들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