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철기둥' 김민재(27·나폴리)가 올 시즌 각 포지션별로 가치가 급등한 '유럽 베스트 11'에 포함됐다.
19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축구 전문 매체 '풋볼365'는 유럽축구 통계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의 수치를 기반해 4-2-3-1 포메이션으로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김민재는 포백 수비라인에서 요스코 그바르디올(21·라이프치히)과 함께 중앙 수비수에 이름을 올렸다. 이 매체는 "한국 출신 센터백 김민재는 이탈리아 나폴리가 페네르바체에 지불한 1800만유로(약 257억원)보다 조금 적은 1400만유로(약 200억원)의 가치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어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 우승 후 김민재의 몸값은 5000만유로(약 715억원)까지 치솟았다. 이 금액은 맨유가 김민재와 계약하기 위해 오는 7월 2주간의 기간만 유효한데 대략적으로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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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와 함께 나폴리 동료인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도 뽑혔다. 이 매체는 "크바라도나(크바라츠헬리아+마라도나 합성어)와 엔조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유럽에서 가장 큰 폭으로 평가액이 늘어난 선수들이다. 지난해 여름 조지아 디나모 바투미에서 나폴리로 이적했을 때 그의 몸값은 1500만유로로 세리에 A 구단이 지불한 금액보다 500만유로가 더 많았다. 그러나 1년 뒤 나폴리가 크바라츠헬리아를 팔 경우 약 10배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민재의 가치 상승은 당연한 결과다. 그야말로 '센세이션'이다.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세리에 A에 입성한 1년차다.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나폴리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나 개막전부터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을 과시하더니 지난해 9월에는 '세리에 A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꾸준하게 활약했다. 리그 33경기를 모두 선발 출전, 2903분을 소화했다. 교체아웃은 세 차례에 불과했다. 컵 대회와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까지 더하면 43경기를 뛰었다. 특히 지난 5일 우디네세 원정에서 나폴리가 33년 만에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건 유럽 축구관계자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은 김민재를 나폴리에 최초로 추천했던 '절친' 마시밀리아노 마달로니 전 중국대표팀 코치에게 "김민재는 세계 최고의 중앙 수비수다. 김민재 같은 선수가 없기 때문에 (올 여름에 이적할 경우) 대체하기 힘들 것이다. 김민재는 훌륭한 남자이자 최고의 선수이고, 대박을 쳤다"라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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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에버턴 스카우트였던 카를로 자코무치는 김민재와 계약하지 못한 것에 땅을 치며 후회했다. 자코무치는 "김민재가 맨유에서 영입할 다음 선수인가? 에버턴에선 이미 김민재의 모든 영상을 입수했었다. 에버턴은 한 동안 김민재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민재는 튀르키예에서 주목받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김민재를 영입 자금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나폴리에서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를 탈환한 후 김민재는 부러운 수준의 경기력에 도달했다는 걸 보여줬다. 김민재는 모든 걸 할 수 있고, 영국에서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전형적으로 프리미어리그에 맞는 선수다. 가령 리버풀의 버질 반 다이크와 닮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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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의 맹활약에 유럽 빅 클럽들이 너도나도 영입전에 달려들고 있다. 다만 답은 정해져 있었다. 김민재가 다음 시즌부터 활동하고 싶은 무대는 어릴 적부터 꿈에 그리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다. 이 사실은 19일 드러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르트는 루이스 캄포스 파리생제르맹(PSG) 단장이 김민재 측과 미팅을 가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캄포스 단장은 김민재의 기술적인 능력을 좋아하지만, 정신적인 면도 좋아한다. 특히 프랑스 파리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 특히 PSG와 양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PSG 단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김민재 에이전트와의 미팅에서 협상은 시작도 못했다. 'RMC 스포르트'는 "김민재가 EPL을 선호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 게다가 맨유와의 개인 협상도 존재한다. 에이전트는 맨유 이적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다른 구단들도 김민재 영입에 대해 문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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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에 EPL 팀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현재 김민재 영입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건 맨유다. 여기에 뉴캐슬이 뒤를 따르고 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를 통해 "뉴캐슬이 김민재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 지난 몇 주 동안 김민재의 경기력을 체크하기 위해서 스카우트를 파견했다"고 했다.
특히 맨시티가 다시 가세했다. '칼치오 메르카토'는 "맨유는 김민재 영입을 위해 라이벌 맨시티와의 경쟁에 직면할 것이다. 현재까진 맨유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클럽들이 김민재와의 계약을 성사시키길 원한다면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 자격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올 시즌 리그 상위 4위 이내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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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의 입장은 단호하다. 오는 7월 1일 전까지 협상 게이트를 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전까지 김민재를 설득해 새로운 계약을 성사시키고 싶어한다. 영국 매체 '맨UTD 뉴스'는 "나폴리는 김민재의 이적을 협상할 계획이 없으며, 맨유는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촉발을 위해 7월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7월 1일까지 남은 시간은 42일이다. 그러나 나폴리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메르카토'는 "나폴리는 김민재를 잔류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유리한 제안을 할 것이다. 다만 나폴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들이 제공할 수 있는 돈을 고려할 때 거의 패배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