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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쫓아냈다. 그런데 이적 후 전성기가 찾아왔다.
맥그래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1994년 월드컵 이탈리아전이라고 한다. 하지만 맥그래스는 그전에 퍼거슨에 의해 축구화를 벗을 뻔했다.
맥그래스는 "그 경기(이탈리아전)를 150번 정도 봤다"고 회상했다. 당시 이탈리아는 로베르토 바지오가 이끄는 우승후보였다. 아일랜드는 1대0으로 승리했다. 맥그래스는 "전반 8분에 골이 들어갔는데 82분을 버텨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떠올렸다.
맥그래스는 "퍼거슨 감독이 나를 방으로 불렀다. 축구를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축구를 관두고 아일랜드로 돌아가면 10만파운드(약 1억6000만원)를 주겠다고 했다. 꽤 큰 돈이었다.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추억했다.
하지만 맥그래스는 은퇴를 하고 싶지 않았다.
맥그래스는 "브라이언 롭슨(맨유 주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아직 축구에서 무언가를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내가 생각해도 조금 지나치게 행동했다. 그래서 퍼거슨이 나를 내보내려고 했다. 마침 아스톤빌라에서 전화가 왔다.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맥그래스는 1989년 아스톤빌라로 이적해 1996년까지 뛰었다. 아스톤빌라가 2000년대 이후에는 만년 중위권 이미지지만 맥그래스 시절에는 준우승을 2회나 달성했다. 맥그래스는 1992~1993시즌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맥그래스는 "나는 다른 선수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수줍음이 많았다. 친해지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서 선수들이 뽑은 상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특별했다"라고 감격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