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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프랑스 클럽 스타드 드 랭스의 놀라운 무패 행진은 끝났지만, 윌리엄 스틸 감독(30)에 대한 평가는 하늘높이 치솟고 있다.
랭스가 19경기에서 따낸 승점 37점은 리그 선두인 파리생제르맹(PSG) 다음으로 많다. 리그 우승 경쟁을 할 정도의 레이스를 펼친 것이다. 리그앙 홈페이지는 랭스가 1950년대 프랑스 무대를 주름잡던 시절 이후 최고의 페이스였다고 평했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돌풍을 이끈 감독이 손흥민(토트넘)과 동갑인 1992년생 어린 사령탑이라는 거다. 전문 자격증을 아직 이수하지 못한 지도자가 유럽 5대리그 중 하나인 리그앙을 강타했단 소식, 게임상에서나 벌어질 법한 일에 유럽 축구계는 잔뜩 흥분했다.
스틸 감독은 프로 레벨에서 선수로 활약한 적이 없다. 그는 풋볼매니저의 영향으로 17살 때 코치에 입문했다. 지도자가 되기 위해 메이어스코트 칼리지에서 수학했다. 그는 "사람들이 종종 잊고 있는 것은 내가 21살 때 비디오분석관으로 일을 시작해 프로팀에서 8~9시즌 정도 보냈다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어리지만, 몇 년 정도의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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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스 지휘봉을 잡은 뒤 첫 관문부터 난이도 최상이었다. 킬리안 음바페와 리오넬 메시를 보유한 리그 최강 파리생제르맹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스틸 감독은 "처음 부임하자마자 구단은 '강등권 탈출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PSG전에서 우린 뒤로 물러서고 그들은 공격하고, 그들이 우리 홈에서 즐거운 토요일 저녁을 보내길 원치 않았다. '좋아, 한번 해보자!' 이런 기세로 싸웠다"고 밝혔다.
이후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17골을 넣은 '아스널 임대생' 폴라린 발로건과 골키퍼 예흐반 디우프 등의 활약에 힘입어 장장 넉달 넘도록 패배를 모르고 달렸다.
랭스는 '무자격 감독'을 선임했기 때문에 매경기 2만2000파운드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이마저도 이달 중순부로 털어냈다. 그는 "내가 지도자 자격증이 없고, 게임을 하다 코치직을 맡았다는 건 순전히 거짓이다. 나는 대학에서 관련 학위를 취득했다"며 벨기에 브뤼셀의 내셔널 풋볼 센터에서 프로 라이센스 코스를 밟기 시작했기 때문에 더이상 벌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랭스의 무패행진은 20일 마르세유와 홈경기에서 끊겼다. 전반 13분 발로건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후 알렉시스 산체스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스틸 감독은 "우리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웨스트햄팬인 스틸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에게 가장 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훗날 프리미어리그를 맡길 바란다고도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