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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축구는 '18번'으로 통한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3-03-08 16:38 | 최종수정 2023-03-09 06:00


2023년 한국축구는 '18번'으로 통한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023년 한국축구는 '18번'으로 통한다.

새롭게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8일 입국하며, 한국축구를 이끌 각급 대표팀의 라인업이 완성됐다. A대표팀의 클린스만 감독, U-23 대표팀의 황선홍 감독, U-20 대표팀의 김은중 감독,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일단 당대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1980~1990년대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골잡이였다.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A매치에서만 47골(108경기)을 넣었다. 월드컵, 유로를 모두 거머쥐었다. 독일, 이탈리아, 잉글랜드, 프랑스 등 무대를 옮겨가며 많은 골을 기록했다. 1995년에는 발롱도르 2위까지 올랐다. 황선홍 감독은 한국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명 스트라이커였다. A매치 103경기에서 50골을 넣었다. 일본 J리그 한국인 최초의 득점왕을 차지하며, 아시아 최고 공격수로 평가받았다. 김은중 감독도 비록 A매치 경험은 많지 않지만, 대전, 서울, 강원, 포항 등을 거치며 132골을 넣은 K리그 역대 최고의 공격수 중 한명이다.

이들의 등번호는 공교롭게도 '18번'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스트라이커의 상징은 '9번'이다. 이들은 최고의 스트라이커였음에도, 18번을 달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임대 등 갑작스러운 이적이 아니면, 18번을 고수했다. 독일 대표팀, 클럽팀에서 모두 18번을 달았다. 황 감독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막내 시절 어쩔 수 없이 18번을 달게 된 황 감독은 이후 이 번호에 애착을 갖고, 자신의 분신으로 만들었다. 황 감독의 영향으로 한국축구에서 에이스 스트라이커의 등번호는 18번이 됐다. 김 감독이 18번을 달게 된 이유기도 하다. 김 감독도 데뷔 시즌부터 줄곧 18번을 달았다. 김 감독의 친정인 대전은 김 감독이 달던 18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화려한 선수생활을 뒤로 하고 자도자로 변신한 이들은 '검증'이라는 차가운 문턱을 넘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가 된 뒤 부침이 있었다. 독일 대표팀을 이끌고 2006년 독일월드컵 3위, 미국 대표팀과 함께 2014년 브라질월드컵 16강이라는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클럽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헤르타 베를린에서는 단 2개월만에 퇴단하기도 했다. '전술 능력 부족'이라는 꼬리표가 남아 있다. 한국 대표팀 부임 소식에도 긍정 보다 부정적인 반응이 더 많았다. 황 감독도 2013년 외국인 선수 없는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고 최초의 더블(K리그+FA컵 우승)을 달성한 이래, 계속해서 꺾이는 모습이었다. U-23 대표팀 부임 후 치른 경기에서 아직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제 막 코치에서 벗어나 감독이 된 김 감독도 '경험 부족'이라는 파고를 넘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펼쳐질 아시안컵에서, 황 감독은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현재 2023년 U-20 아시안컵에 출전중인 김 감독은 5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FIFA U-20 월드컵 본선행에 도전 중이다. 스트라이커, 그리고 18번으로 맺어진 클린스만, 황선홍, 김은중 감독의 행보에 한국축구의 현재가 걸려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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