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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우승 후보 울산 현대가 '강원 킬러'의 위용을 앞세워 2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울산은 무서운 '강원 킬러'임을 재확인했다. 강원전 24경기 연속 무패(20승4무)를 달렸다. 강원은 지난 시즌 4전 전패를 포함, 2021년 8월부터 울산전 6연패의 수모를 안았다.
강력 경쟁자 전북 현대와의 1라운드 승리(2대1)로 쾌조의 출발을 한 울산, 승격팀 대전하나에 0대2로 무기력하게 패한 강원. 강력한 우승 후보답게 여유를 가진 울산은 경기 전 출전 엔트리부터 상대를 기죽게 만들었다. 탄탄한 스쿼드를 자랑하듯 공격라인에서 아타루, 장시영, 마틴 아담 등 3명을 새로운 선발로 내세우는 대신 주민규 엄원상을 벤치 대기시켰다.
누굴 먼저 내보내도 주전급인 울산은 예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강원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바코와 장시영이 측면을 번갈아 흔들었고, 중앙에서는 아담이 특유의 커다란 덩치로 상대적으로 작은 강원 수비진을 괴롭혔다.
무득점으로 전반을 마친 울산 '호랑이'는 후반 들어 본격적으로 발톱을 드러내더니 4분 만에 기습 타격을 날렸다. 주인공은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엄원상이었다.
전반 21분 장시영과 교체 투입됐던 엄원상은 박용우가 후방에서 기습적으로 찔러 준 롱볼을 터치한 뒤 골키퍼 유상훈을 따돌리고 텅 빈 골문을 왼발로 접수했다. 유상훈이 먼저 오른발로 걷어냈지만 하필 엄원상의 몸에 맞고 완전히 클리어되지 않는, 강원에겐 불운의 실점이었다.
먼저 맞았지만 강원도 쉽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후반 16분 결정적인 장면으로 강원 홈팬들을 흥분케 했다. 디노의 칼같은 크로스에 이어 김대원의 오른발 슈팅이 빗맞았다. 이어진 인플레이, 세컨드볼을 잡은 양현준이 왼발 터닝슛을 날렸지만 왼쪽 골기둥을 살짝 빗나갔다. 이후 강원 알리바예프, 김진호, 갈레고를 차례로 교체 투입하며 반격의 고삐를 더욱 죄어나갔다.
교체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갈레고는 25분 두 번 연속 위협적인 슈팅을 날린데 이어 29분 날카로운 측면 크로스로 울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크로스가 쇄도하던 김진호의 발에 불과 몇십cm 차이로 걸리지 않은 게 아쉬웠다. 알리바예프도 시즌 첫 출전인데도 중원에서 활발한 볼 배급과 과감한 슈팅으로 강원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자극했다.
하지만 마음만으로 객관적 전력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울산은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워 강원의 웬만한 공세에도 동요하지 않고 끝까지 지켰다.
비록 패했지만 강원은 1라운드에서의 무기력증을 크게 극복하며 경기 내용에서는 '졌잘싸'라 할 만한 박진감을 선사했다.
춘천=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