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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긴 겨울잠을 마친 K리그가 팬 곁으로 돌아온다. 공식 개막전은 25일 오후 2시 '디펜딩챔피언' 울산 현대와 리그 6연패를 울산에 저지당한 전북 현대의 '현대가 더비'. K리그1의 가장 큰 빅매치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두 팀은 일본인 선수 아마노 준의 이적문제 때문에 더욱 날이 서 있는 상태다. 공식 개막전을 필두로 25일과 26일에 펼쳐지는 K리그1 1라운드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이에 맞서는 전북은 울산을 상대로 설욕전을 꿈꾼다. 지난해 6년 연속 K리그1 우승에 도전했지만, 울산에 승점 2점 차이로 패했다. 그나마 FA컵 우승으로 자존심을 지킨 전북은 K리그1 왕좌 탈환을 위해 울산 못지않게 전력 보강에 공을 기울였다. 독일에서 돌아온 이동준과 미드필더 아마노, 수비수 정태욱, 골키퍼 정민기 등을 영입했다. 이 중 아마노는 지난해 울산의 우승 주역이다. 이적과 관련해 홍명보 울산 감독이 공개적으로 '디스'를 하며 앙금이 남아 있다.
지난해 상대전적은 울산이 2승1무1패로 앞섰다. 하지만 올해는 또 다르다. 개막전 승부가 시즌 내내 이어질 '한집안 라이벌 대결'의 향방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두 팀은 K리그의 신흥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권 대표 도시인 서울과 인천의 자존심을 건 '경인 더비'로 불린다. 지난해 성적만 놓고 보면 4위 인천이 9위 서울보다 앞설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서울은 이적시장을 통해 강팀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했다. 지난해 후방 빌드업으로 시작해 짧은 패스 축구를 펼치는 '익수볼'을 펼친 서울은 아쉬웠던 공격력을 보강하기 위해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황의조를 6개월 단기 임대했다. 여기에 포항의 핵심 자원이던 임상협과 외국인 선수 윌리안 등 알짜 공격 자원을 나란히 영입했다. 여기에 외국인 스트라이커 일류첸코를 주장으로 파격 선임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이에 맞서는 인천도 '우승 도전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르소와 신진호 등 리그 정상급 선수들은 물론 토트넘 출신 음포쿠를 영입하며 단숨에 K리그1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으로 우뚝 섰다. 인천은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주로 강등권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4위라는 놀라운 성적과 함께 달라진 모습을 보였고, 그 결과 올해 창단 첫 AFC챔피언스리그(ACL)까지 나서게 됐다.
지난해 상대전적은 인천이 2승2무로 절대 우위를 기록했다. 이들은 25일 오후 4시30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윤빛가람 매치' 제주 vs 수원FC '승격동기'들의 격돌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FC는 지난 2020년 나란히 K리그1으로 승격한 인연이 있다. 지금까지는 '승격 동기'라는 점 외에는 딱히 접점이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발생했다. 바로 '천재 미드필더' 윤빛가람의 이적에 얽힌 사연이다.
윤빛가람은 지난해 제주에 컴백하며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막상 제주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 문제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남기일 제주 감독과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결국 여름 이적시장 때 한 차례 이적을 시도했는데 그 행선지가 수원FC였다. 비록 당시 이적은 무산됐지만, 윤빛가람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끝내 제주를 떠났다.
이후 남 감독과 윤빛가람이 동계훈련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의 불화를 공식 인정했다. 서로간의 의견차이가 있었다는 것. 때문에 윤빛가람의 활약 여부가 개막전 매치의 주요 볼거리가 됐다.
제주는 2021, 2022시즌 연속으로 파이널A에 진출해 강팀의 입지를 굳혔다. 비록 팀의 간판 득점원인 주민규와 제르소를 이적시장에서 잃었지만, 광주에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 헤이스를 영입해 공격력 손실을 메웠다. 여기에 연제운과 임채민 이주용 등 재능 넘치는 선수들을 데려왔다. 특히 새 외국인 선수 유리가 동계훈련에서 치른 10차례 연습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리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매 시즌 '닥공축구'로 많은 골을 뽑아내는 수원FC는 고질적인 수비 문제 보강에 힘을 기울였다. 또한 윤빛가람의 영입을 통해 기존 이승우, 라스, 김 현 등 공격진의 날카로움을 더했다. 이들은 26일 오후 2시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