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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전북 잔류 유력, 선택은 결국 조규성의 몫이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3-01-18 15:18 | 최종수정 2023-01-18 16:13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결국 최종 선택은 선수의 몫이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 낳은 '히트상품' 조규성(25·전북 현대)의 거취가 전북 잔류로 가닥이 잡히는 모습이다. 아직 전북과 조규성 모두 오피셜을 발표하지 않은만큼, 100% 이적의 문이 닫힌 것은 아니다. 조규성 역시 "아직 1월 이적시장이 닫히지 않았기 때문에 정해진 것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조규성이 전북의 동계전지훈련지인 스페인에 동행한 만큼, 이적보다 잔류 쪽에 무게가 실린 분위기다. 전북도 'K리그 득점왕'의 잔류를 염두에 두고, 스트라이커 보다 다른 포지션 보강에 집중하고 있다.

'조규성 사가'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 최고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카타르월드컵에서 스타성과 실력을 입증한 조규성은 "유럽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가능성을 보인 조규성을 향해 해외 클럽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스코틀랜드의 셀틱, 독일의 마인츠 등 유럽 클럽은 물론, 미국의 미네소타까지 구애를 보냈다. 이적료 규모도 괜찮았다. 최대 500만유로까지 나왔다. 경쟁이 붙으며, 이적료가 점점 올라갔다.

알려진대로 전북은 조규성의 유럽행을 적극 지지했다. 유럽행을 진두지휘한 조규성의 에이전트 역시 전북의 적극적인 협조에 만족감을 표시할 정도였다. 전북의 초점은 유럽 진출 '자체'가 아닌 유럽에서의 '성공'이었다. 유럽 상황에 정통한 '레전드' 박지성 디렉터에게 권한을 일임했다. 박 디렉터가 조규성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한다면, 이적료도 신경쓰지 않겠다는 구단 내부 입장까지 정했다.

결국 키는 조규성에게 있었다. 이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조규성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겨울과 여름 사이에 고민이 컸다. 모든 사항을 열어놓고 고민을 이어갔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생각이 바뀔 정도였다. '좋지 못한 현재 몸상태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와 '월드컵 프리미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사이에 줄타기를 이어갔다. 전북은 조규성의 선택을 응원해줬다. 박 디렉터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겨울보다 여름 이적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진솔한 조언을 건냈다. 김상식 감독도 여름에 보다 낮은 금액으로 제안이 와도 길을 열어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고민하던 조규성에게 다양한 길을 열어줬다. 조규성은 "내 선택을 존중해주겠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데, 박 디렉터와 김상식 감독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요즘 이적은 선수 목소리가 중요하다. 구단이 보내고 싶다고 해서 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잔류시키고 싶다고 잔류시킬 수도 없다. 조규성이 유럽으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사실 구단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대안이 없어도 '울며 겨자먹기'로 보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여론은 절대적으로 조규성의 편이었다. 이제 25세, 오롯이 최고의 선택을 내리기 어려운,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누구도 대신 조규성의 선택을 해줄 수 없다. 에이전트도, 박 디렉터도, 김 감독도, 구단도 아니었다. 결국 조규성은 잔류 쪽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조규성의 선택을 지지하는 쪽도, 지지하지 않는 쪽도 있을 수 있지만, 누구보다 고민한 것은 선수 본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선택을 존중해주고, 2023시즌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며 당당히 다시 유럽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게 응원해주는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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