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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웨일스의 영웅', 베일의 국대 커리어 전반으로 끝났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2-11-30 06:26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웨일스 영웅'의 초라한 퇴장이었다.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위해 미국 무대로 이적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던 가레스 베일(33·LA FC)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조별리그 최종전 무대에서 불과 45분 만에 내려왔다. 웨일스는 베일의 교체 이후 잉글랜드에 3골을 내주며 0대3으로 패해 64년 만의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3패로 탈락했다.

웨일스의 주장 완장을 찬 베일은 30일 오전 4시(한국시각)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 선발로 출격했다. 4-2-3-1 포메이션에서 2선 공격 라인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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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란과의 2차전과 다를 바 없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미국과의 1차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37분 페널티킥을 직접 얻어내 동점골을 성공하며 '웨일스 구국의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기량의 노쇠화는 감출 수 없었다.

베일은 전반 내내 잉글랜드 수비진의 마크를 뚫지 못했다. 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 이란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체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말았다. 결국 웨일스 로버트 페이지 감독은 후반전 시작 때 베일을 브레넌 존슨으로 교체해버렸다. 더 이상 베일의 효용가치가 없다는 선언과 마찬가지였다.

사실 이런 결말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지난 이란과의 2차전 패배 이후 스코틀랜드 국대 윙어 출신인 팻 네빈은 영국 공영방송 BBC 라디오에 출연해 베일에 대해 "베일은 아무런 임팩트도 주지 못했고, 누구에게도 도움을 주지 못했다. 우리가 아는 그 선수 같지 않았다"며 "만약 그의 이름이 가레스 베일이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교체했거나, 다음 경기에 뛰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혹평을 날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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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베일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한 비판이었다. 페이지 감독 뿐만 아니라 팀 동료들도 베일의 기량 저하에 대해 알고 있었다. 미국전 1골로 베일은 자신의 밑천을 다 드러낸 것이었다. 결국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팽팽한 승부처에서 페이지 감독은 베일을 제외했다. 이는 더 이상 베일에게 기대할 것이 없다는 뜻이자, 그의 국가대표 커리어가 끝났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웨일스의 영웅으로 불렸던 베일은 그렇게 쓸쓸하게 월드컵 무대와 작별을 고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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