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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전차군단' 독일의 명예회복은 없었다. '무적함대' 스페인마저 넘지 못하며 실낱같은 16강 희망에 연연하게 됐다.
일본과의 1차전에서 1대2로 충격패를 당했던 독일은 이로써 1무1패를 기록하며 16강의 불씨를 살렸다. 여전히 조 4위에 머물렀지만 3차 최종전에서 코스타리카에 승리할 경우 16강 진출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다.
반면 스페인은 1승1무, 조 1위를 사수하며 이변이 없는 한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전=가슴만 졸인 독일 '통한의 오프사이드'
스페인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에는 다니 올모, 마르코 아센시오, 페란 토레스가 배치됐다. 2선에는 페드리 곤잘레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가비, 4백은 조르디 알바, 로드리, 에므리크 라포르트, 다니 카르바할로 구성됐다. 골키퍼는 우나이 시몬이 맡았다.
독일은 1차전 최전방 카이 하베르츠 대신 뮐러를 끌어올리고 수비라인도 일부 바꾸는 변화를 시도했다. 이번 경기서 2패째를 당하면 16강 진출이 사실상 무산되는 독일으로서는 승리가 절실했다.
그래서일까. 독일은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압박을 가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효율성은 없었다.
스페인이 특유의 티키타카 패스워크로 탈압박을 했고, 패스 정확도도 독일보다 훨씬 정교했다. 독일은 중원 싸움에서도 스페인의 압박에 시달리며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전반 5분여를 남겨두고 상대 문전을 연거푸 공략한 게 전반전에서 독일이 그나마 우세했던 장면들이었다.
앞서 독일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6분 만에 스페인 올모의 중거리 슈팅에 실점을 한 뻔했다. 베테랑 골키퍼 노이어의 슈퍼세이브에 걸려 크로스바를 맞힌 게 천만다행이었다.
32분에는 토레스에게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허용했다가 오프사이드로 판정된 덕분에 십년감수했다.
전반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하던 독일은 전반 40분 마침내 골망을 흔들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뤼디거가 헤더를 성공한 것. 독일의 환호도 잠시, 주심은 오프사이드 골 무효를 선언했다.
킥을 하는 순간 뤼디거가 간발의 차이로 상대 수비라인보다 먼저 들어갔기 때문이다. 갈 길이 바쁜 독일으로서는 통한의 오프사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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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교체 멤버 퓔크루크 꺼진 불씨를 살렸다
후반 들어 독일은 좀 달라졌다. 볼 점유율에서는 여전히 스페인에 밀렸지만 부지런히 상대 위험지역을 공략했다. 후반 12분과 14분 고레츠카와 키미히가 투지넘치는 플레이로 연거푸 옐로카드를 받을 만큼 매섭게 전세를 뒤집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1분 스페인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귄도안의 패스를 받은 키미히가 논스톱 슈팅을 한 것이 골키퍼 시몬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스페인의 교체카드에 먼저 얻어맞았다. 후반 8분 토레스의 교체 멤버로 그라운드를 밟은 골잡이 모라타가 주인공이었다. 독일이 라인을 끌어올린 것을 역이용해 빠르게 공격 전개를 하던 알바가 왼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이에 모라타가 상대 수비수를 달고 빠르게 문전 쇄도하며 오른발로 방향을 슬쩍 바꾸며 골망을 흔들었다.
모라타는 코스타리카와의 1차전(7대0 승)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절망적인 연패 위기에 몰린 독일은 만회골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28분에는 또 땅을 쳤다. 무시알라라 절묘한 뒷공간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무시알라는 골문 구석을 침착하게 노리지 못하는 바람에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이에 굴하지 않고 연신 두드린 독일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뮐러와 교체 투입된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38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자네의 스루패스가 문전 무시알라의 원터치로 흘러나온 것을 퓔크루크가 살려낸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그물 윗구석을 적중했다.
간신히 패배 위기를 면한 독일은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기며 3차전에서 더 극적인 반전을 노리게 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