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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 동안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다. 눈 뜨면 축구만 봤다. 팬들을 위해 오늘 죽자는 각오로 꼭 승리하겠다."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36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맞대결을 앞둔 최원권 대구FC 감독대행의 필승 각오는 결연했다. "대구가 전쟁이면 우리는 더 절박한 전쟁이다. 무조건 승점 3점을 가져와야 한다." 지난해까지 대구 사령탑이었던 '수원 삼성 레전드' 이병근 감독의 말대로였다. '축구전쟁'이었다. 빅버드 서포터석엔 '끝까지 뛰어! 우리도 죽어라 뛸게'라는 걸개가 나부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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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15분 대구는 많이 뛴 정치인을 빼고 '베테랑' 이근호를 투입했다. 후반 16분 이기제의 프리킥 역시 예리했다. 전진우의 헤더가 위로 떴다. 후반 18분 전진우가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와 충돌하며 쓰러졌고 VAR이 가동됐지만 경기는 속행됐다. 승점 3점이 절실한 양팀의 전쟁은 점입가경. 빛의 속도로 오르내리는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지던 후반 35분, 이 뜨거운 전쟁을 끝낸 영웅은 '대구의 왕' 세징야였다. 홍 철의 크로스를 머리로 밀어넣으며 짜릿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2대1승. "위아(We are) 대구!" 함성이 빅버드에 물결쳤다.
올시즌 원정 징크스에 시달리며 지난 1일 FC서울전에서 첫 원정승을 거둔 대구가 빅버드 징크스까지 깨뜨렸다. 원정 2연승, 리그 4연승과 함께 절체절명의 강등 전쟁에서 탈출했다. 2020년 8월 2일 수원 삼성 원정 1대0 승리가 유일했던 대구가 2년 2개월 만의 기적같은 승리와 함께 활짝 웃었다. 9위 대구FC가 잔류를, 10위 수원 삼성이 플레이오프행을 사실상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