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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안정환, 용수형 고마워요."
주변에서 쏟아지는 축하를 받고 답례도 하느라 몸을 두 개로 나눠야 할 판이다. 이 감독이 2022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제시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 사비를 들여 팬들에게 줄 승격선물(맥북 2대)을 준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팬들께 보답할 선물 마련을 위해 시즌 개막때부터 적금을 들어 비용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처럼 이 감독은 기쁨이 큰 만큼 주변에 나눠야 할 사람도 많다. 이런 가운데 이 감독이 빼놓을 수 없다고 언급한 고마운 인물로 눈길을 끄는 이름이 거명됐다.
이 감독은 "정환이와, 최 감독님은 별 일 아닌 것으로 잊어버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초보 감독인 나에게는 정말 고마운 배려를 해 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과 안정환은 오랜 인연의 '절친'이다. 아주대 동기로 대학리그 최강을 이끌었던 둘은 1998년 대우 로얄즈(부산 아이파크 전신)에 나란히 입단했다. 안정환은 공격수로, 이 감독은 수비수로 끌어주고 받쳐주는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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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 감독이 부산의 '원클럽맨'으로 남고, 안정환은 해외에 진출하면서 몸은 멀어졌지만 '대학 친구-입사 동기'의 인연까지 멀어지지 않았다. 작년 말 이 감독이 광주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을 때 누구보다 먼저 축하전화를 한 이가 친구 안정환이었단다.
유명세로 치면 축구-예능계 '대스타'인 안정환은 의례적인 축하인사로 끝나지 않았다. 친구의 감독 첫 시즌 준비를 어떻게 도와줄까 고민하다가 최 감독을 끌어들였다. 안정환과 최 감독은 축구계에서 소문난 의리 선-후배. 안정환은 최 감독에게 부탁해 비시즌 훈련때 강원과 광주가 연습경기를 하도록 주선했다.
최 감독은 이 감독과 출신 학교, 소속팀도 달라 개인적으로 별다른 인연은 없었지만 안정환을 연결고리로 이 감독과 새로운 인연을 맺었다. K리그에서 이미 성공해 본 최 감독이었기에 연습경기뿐 아니라 감독이 되면 선수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노하우도 전수해줬다.
이 감독은 "감독이 처음인 나에게 최 감독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 감독이 선수들과 '밀당(밀고 당기기)'하는 스타일은 최 감독과 적잖이 닯았다. 이 감독은 스스로 "훈련과 경기 중엔 선수들을 엄하게 다룬다"면서도 사적인 시간에는 형님처럼 감싸는 지도력으로 '최강 광주'를 만들었다.
최 감독은 "이 감독이 외모로는 상당히 온화한 이미지던데, 그렇게 독한 면이 있었느냐"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초보 감독의 두려움,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외로움과 싸워야 했던 이 감독에게 두 축구스타의 잔잔한 배려는 큰 버팀목이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