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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준 벤치 위치 얘기 안해준 게 큰 실수" 최용수 감독 다운 '반전 입심'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09-28 23:55 | 최종수정 2022-09-29 10:55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최용수 강원FC 감독도 승부욕이라면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다. FC서울의 전성기를 이끈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줄곧 기업구단을 맡다 도민구단인 강원의 지휘봉을 잡은 이유는 '초심' 때문이다. 바닥에서 '축구 이야기'를 다시 하고 싶었던 것이 최 감독의 솔직한 심경이다.

그는 첫 시즌, 한 달도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강등권에 가까웠던 강원을 기적적으로 살려냈다. '4분 만에 3골'은 여전히 회자될 정도로 한 편의 갱없는 드라마였다.

올 시즌도 '기적'이었다. 강원을 6강 후보로 전망한 전문가는 사실상 없었다. 반면 '강등 후보'가 강원의 자리였다. 최 감독은 또 예상을 깼다. 정규라운드 최종전에서 다시 한번 '매직'을 연출했다. 6강에 턱걸이 한 강원은 파이널A에서 '영광의 도전'을 이어간다.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가 28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렸다. 파이널A에 진출한 6개팀의 감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최 감독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결전을 앞둔 순간이라 딱딱할 수밖에 없는 긴장된 자리였다.

하지만 최 감독만큼은 달랐다. 한 마디로 유쾌, 상쾌, 통쾌했다. 잠깐 '예능인'이었던 그의 입심은 '역시'였다.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인 양현준(21)은 최 감독이 빚은 작품. 강원의 미래로 성장한 그는 9월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아쉬움은 있었다. 출전 시간은 '0분'이었고, A매치 데뷔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최 감독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지만 이를 '예능'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얼굴을 본 지 좀 됐다. 화면에도 나오고 그래야 볼 수 있는데"라며 천연덕스럽게 얘기한 후 "그런데 양현준에게 벤치 위치를 얘기 안해준 게 큰 실수였다. 이강인 옆이나, 벤투 감독 옆에 앉았어야 화면에 잡히는데"라고 말해 주위를 박장대소케 했다. 그리고 "토트넘 경기에 다녀온 후 말 수도 줄고, 인사도 '거만'하게 하더라. 이번에는 어떨지 궁금하다"고 덧붙여 또 한번 웃음짓게 했다.


물론 애제자를 향한 애정은 여전했다. "A대표팀 발탁은 양현준에게 엄청난 자신감이 될 것이다.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경기에 뛰지 못했다는 것은 아직 뛸 수 있는 공간이 남아있다는 의미다. 더 특별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명언'이었다.

파이널라운드는 "재밌을 것 같다"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부담은 없지만 목표치인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다들 우리를 1승 제물로 생각하던데, 맞다. 우리는 경계 안해도 된다. 신경 안 써도 된다. 대신 우리가 경계가 하면 된다. 감독만 정신차리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강원은 승점 45점으로 6위다. 5위 제주는 46점, 4위 인천은 49점이다. 'ACL 기적'은 결코 먼 얘기가 아니다. '최용수 매직'은 계속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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