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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나폴리)가 복귀했지만, 수비는 여전히 제자리였다.
공격은 괜찮았다. 손흥민이 높은 위치에 자리하자, 역습시 여러차례 기회가 만들어졌다. 황희찬은 특유의 돌파로 왼쪽을 흔들었고, 김천에서 부진한 권창훈은 벤투식 전술에서는 꽤 유용한 공격옵션이었다. 김진수는 황희찬에게 1대1 기회를 주기 위해, 오버랩 보다는 언더랩을 자주 구사하며 페널티박스 안을 공략했다. 서울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는 윤종규는 미드필더에 가까운 움직임을 선보이며, 첫번째 골을 돕기도 했다.
문제는 수비였다. 최대 6명, 여기에 중앙에 포진한 황인범(올림피아코스)까지 공격적으로 올라갈 경우, 수비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과 두 센터백 김영권(울산)-김민재 밖에 없었다.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커버해야 할 공간이 많아졌다. 설상가상으로 공격쪽에 무게추가 쏠리며 중원까지 헐거워진 상황이었다. 가장 큰 구멍은 측면이었다. 김진수와 윤종규가 좁혀서 플레이를 하다보니 측면으로 커버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 정우영을 축으로 김영권과 김민재가 스리백 형태로 벌려 측면까지 커버하려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한국이 이날 실점한 두 장면 모두 측면이 뚫리며 무너졌다.
월드컵에서는 코스타리카보다 몇배는 강한 공격진을 상대해야 한다. 포르투갈은 평가전에서 엄청난 공격력을 과시했다. 결국 수비 형태의 재조정이 필요하다. 더블 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세워 중원의 숫자를 늘리는 것과 고려해야 한다. 손준호가 코스타리카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정우영이 고군분투하던 중원에 새 카드로 떠오른만큼 더블 볼란치는 충분히 활용 가능한 카드다. 벤투 감독도 코스타리카전 후 더블볼란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풀백 위치 조정도 분명 고민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만날 수준 높은 팀들을 상대로, 지금의 수비 형태로는 김민재가 두 명이어도 버틸 수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