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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현장]'손흥민 로테이션행' 英 언론 주장에 콘테 감독은 "공격진 모두 로테이션 가능" 정론으로 대응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22-09-13 10:07



[주제알발라드(포르투갈 리스본)=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손흥민(토트넘)의 스포르팅 리스본 선발 출전 여부에 대한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의 정확한 의중은 무엇일까.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의 발언만을 들었을 때는 그 의중을 정확하기 알기는 어렵다. 콘테 감독은 답변의 대부분을 정론으로 채웠다.

토트넘은 13일 오후(현지시각) 포르투갈 리스본 주제 알 발라드에서 스포르팅 리스본과 2022~202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D조 2차전을 치른다. 이를 하루 앞두고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기자회견에 나섰다.

로테이션, 특히 공격진의 로테이션이 화두였다. 영국 기자들은 공격진들의 로테이션에 대해 말을 바꿔가며 물었다. 결국 그들이 듣고자 하는 말은, 아니 하고자 하는 말은 '손흥민을 선발에서 빼라'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영국 특유의' 말돌리기로 질문했다. "공격진에 좋은 선수가 많다. 그들에게 휴식을 주거나 혹은 좋은 감각을 유지하게 하는 선택이 어려울 것 같다"는 질문이었다. 말에 뼈가 있었다. 휴식은 손흥민을 겨냥한 것이었다. 좋은 감각 유지는 클루세프스키나 히샬리송을 염두에 둔 말이 분명했다.

콘테 감독은 "공격진 3자리에 뛸 수 있는 4명의 선수가 있다. 4개의 대회, 특히 UCL에서 뛰려면 스쿼드가 더 좋아야 한다. 4명 모두 뛸 자격이 충분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손흥민, 케인, 클루세프스키가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지난 경기에서는 히샬리송이 뛰게 했다. 3명의 중요한 선수들을 선발로 뛰게 하고 다른 선수는 벤치에 남겨서 언제들 들어와서 팀을 돕게 한다. 지난 번 마르세유전처럼"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영국 기자들은 '맨시티전 연기로 인한 일정 재조정'을 언급했다. "나중에 빡빡해지지 않겠느냐"고 질문했다. 결국 로테이션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질문에 깔고 있었다.

콘테 감독은 "맨시티전 연기가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됐다. A매치 시작 전까지 더 많은 에너지를 가지고 2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답했다.

결국 영국 언론들은 '손흥민'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장황했다. "손흥민은 아직 로테이션을 하지 않았다. 예전에 손흥민을 로테이션시키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제 다른 옵션도 있으니 손흥민을 로테이션 시키는 것이 어떤가"는 질문이었다 .



콘테 감독은 "야망을 가지고 뭔가를 만들 때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이기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는 "예전의 버릇도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콘테 감독은 말을 이었다. "모든 선수들은 로테이션을 받아들여야 한다. 앞선에 있는 4명의 선수들 가운데 한 명을 벤치로 돌리는 것은 아주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팀과 선수들을 위해 최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선발보다는 쉬게 하는 것도 좋다. 교체로 투입해 20~30분을 뛰게 하고 다음 경기에서 선발로 내세우는 것도 좋다"고 했다. 그는 "고쳐야할 예전 버릇이란 계속 뛰는 선수들이 모든 경기를 뛰는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4명 가운데 1명을 벤치로 보내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했다.

더 이상 관련 질문은 없었다. 손흥민의 이름을 직접 언급한 질문을 했기에 더 집요하게 물어보기 힘들었다. 영국인들은 특성상 대놓고 노골적이면서 집요한 질문은 하지 않는다. 또 콘테 감독의 답변 내용 대부분이 '정론'이었다. 결국 공격수 누구나 로테이션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는 팀을 위해서 그리고 선수를 위해서도 좋은 것이다는 뜻이었다. 손흥민이 로테이션의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케인이 될 수도 있다. 계속된 정론적인 대답 앞에 궤변에 기반한 질문은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다만 아쉬움은 하나 남는다. 과연 손흥민이 아닌 잉글랜드 출신의 선수가 부진에 빠졌어도 이렇게 집요한 질문이 나왔을까. 그리고 손흥민의 경기력이 나쁜 것도 아니다. 골운이 따르지 않은 것이 더 많았다. 만약 손흥민의 국적이 잉글랜드 아니 유럽 국가였어도 이런 질문이 나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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