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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팬心 폭발, "도망치고 싶지만…" 감독대행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09-12 12:36 | 최종수정 2022-09-12 12:36


사진제공=대구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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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구FC 팬들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최원권 감독대행이 이끄는 대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31경기에서 6승13무12패(승점 31)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11위로 추락했다. 정규리그에서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파이널A에 진출할 수 없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파이널B로 내려앉았다. 그래도 팬들은 응원했다. 하지만 더 이상 참지 못했다. 추석 당일(10일) 홈에서 전북 현대에 0대5로 완패하자 들고 일어났다. 팬들은 경기 뒤 "0대5가 뭐냐", "조광래 사장 나와라!" 등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캡틴' 세징야가 팬들 앞에 섰다. 그는 "상황이 좋지 않은 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뛰고 있다. 가족이라는 것은 잘 나갈 때, 승리할 때만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가족이라 생각한다. 함께 극복했으면 좋겠다. 이 상황에 대해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혼자 하는 것은 어렵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돼 상황을 이겨냈으면 좋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팬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호소했다.

최 감독대행도 팬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정말 괴롭다. 팬들이 웃으면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지 않았으면 내가 욕을하든 할 수 있는 방법을 다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스태프들도 밤을 새며 준비하고 있다. 대구에 온 지 10년이 됐다. 위기일 때 이 자리를 맡았다. 사실을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맨 앞에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 팀이 망가지고, 선수들 몸은 만신창이다. 사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가 9위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했다. 최 감독대행은 팬들에게 얘기하던 중 끝내 눈물을 훔쳤다.

대구는 2018년(7위) 이후 매년 파이널A 무대를 밟았다. 2019년과 2020년에는 5위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3위를 기록하며 최고의 성적을 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주축 선수들의 잦은 부상 속 하위권을 헤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원정 경기에선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대구는 최악의 상황 속 원정 경기를 준비한다. 13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결한다. 대구는 지난 4월 제주 원정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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