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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틸야드서 '강상우 세리머니' 다시 연출된 사연 이랬다[SC비하인드]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2-06-19 23:36 | 최종수정 2022-06-20 07:20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17일 K리그에서 '강상우 세리머니'가 다시 연출됐다.

사연은 이러했다. 강상우는 올해 초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했다. '효자'였다. 이적료 150만달러(약 19억4000만원·추정치)를 포항에 안겼다.

강상우는 지난 3월 21일 중국으로 떠나기 전 포항 선수들과 작별의 회식을 하고 싶었다. 회식비는 강상우가 부담하기로 했다. 그런데 동아시안컵과 카타르월드컵 등으로 K리그가 빨리 재개되면서 좀처럼 동료들과 시간을 맞추기 힘들었다. 결국 회식을 하지 못하고 중국으로 건너갈 수밖에 없었다.

강상우는 포항 동료들에게 "회식비를 쏘겠다"던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고 싶었다. 그래서 주장 신진호를 통해 "포항 선수단이 먼저 회식하면 그 비용을 선수단 상조회비로 붙여주겠다"고 했다.

이후 포항 선수들은 회식을 하고 비용을 강상우에게 청구했다. 한데 일이 꼬였다. 중국 내 코로나 19 재창궐로 인해 팀 훈련이 잠정 중단되면서 급여 입금이 미뤄졌다. 지난 5월 초 김기동 포항 감독은 불투명한 중국 슈퍼리그 개막으로 강상우가 맞은 좋지 않은 상황에 대해 "이적료는 들어왔나? 7월에 다시 데려와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하지만 강상우는 '의리남'이었다. 밀린 급여가 이뤄지자 곧바로 포항 선수단 상조회비 통장에 회식비를 입금했다는 것이 포항 관계자의 설명.

포항 동료들은 강상우의 회식비가 입금되자 지난 17일 강원전에서 골을 넣으면 '강상우 세리머니'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강상우는 K리그 시절 골을 넣으면 두 손 모두 총 모양을 만들어 한 손은 입을 가리고, 한 손은 정면을 향해 찌르는 일명 '보여주자나'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날 포항 선수들은 두 차례나 '강상우 세리머니'를 재현했다. 3대1로 승리한 가운데 1-0으로 앞선 전반 32분 추가골을 넣은 이승모가 수줍게 '강상우 세리머니'를 시도했다. 이후 2-1로 앞선 후반 22분 입상협이 쐐기골을 넣고 당당하게 '강상우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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