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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혈투였다. 마지막에 웃은 팀은 경남FC였다.
실제 초반 기세를 탄 건 경남이었다. 외국인 스트라이커 에르난데스가 전반 6분, 16분 연속골을 터뜨렸다. 첫 번째 골을 발로, 두 번째 골은 머리로 넣었다. 에르난데스를 향한 경남의 패스 플레이가 완벽했다. 에르난데스와 윌리안의 공격 라인 위력이 막강했다.
문제는 수비였다. 김영찬, 우주성 두 주전 센터백들의 부상으로 수비 라인을 겨우 땜질해 경기를 하고 있다. 2골을 먼저 넣고도, 수비 라인이 무너지며 6분만에 동점을 허용했다. 안양은 전반 19분 아코스티가 프리킥 찬스에서 추격골을 성공시켰고, 3분 후 김경중이 경남 수비진 실수를 틈타 벼락같은 동점골까지 터뜨렸다.
22분만에 4골이 터졌다. 볼만한 난타전이 벌어질 걸로 보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이후 경기 흐름이 갑작스럽게 바뀌었다. 꽃샘추위 탓인지, 양팀 다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패스 실책이 속출하고, 크로스의 질은 형편 없었다.
문제는 과격한 플레이였다. 서로 차고, 차이고를 반복하며 선수들이 계속해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2~3분에 1명씩 쓰러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경기 흐름이 계속 끊겼다.
이 경기를 바꾼 건 프로 데뷔골을 터뜨린 센터백 박재환이었다. K3 화성FC에서 뛰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경남의 부름을 받았다. 센터백 줄부상으로 선발 출전 기회까지 잡았다. 세트피스 상황서 상대 수비보다 머리 하나 높은 점프로 존재감을 발휘하더니, 결국 후반 25분 대형 사고를 쳤다. 프리킥 상황서 이광진의 크로스를 그림같은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프로 데뷔골이 결승골이었다. 경기장을 직접 찾은 부모님 앞에서 의미있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냉정히 개막 후 경남의 경기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부산전 행운의 승리에 이어, 우승후보 안양전까지 '우당탕탕' 하다 승점 3점을 쌓았다. 과정이 어찌됐든,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앞으로의 상승세를 기대해볼만 하게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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