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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는 '정말로' 무릎을 꿇지 않았다…EPL 첫 사례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1-03-14 03:37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크리스털 팰리스의 흑인 공격수 윌프레드 자하(28)가 경기 전 무릎을 꿇지 않는 첫 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지난해 여름 경기 휘슬이 울리기 전 10초간 한쪽 무릎 꿇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캠페인 일환으로, 지난해 5월 25일 미국의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가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백인 경찰에 목이 눌려 숨진 뒤 확산됐다.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한 날부터 지금까진 한 명의 선수도 예외 없이 무릎을 꿇은 뒤 경기장을 누볐다. 자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자하는 지난달, 무릎을 꿇고 반인종차별 티셔츠를 입는 행위가 실제 인종차별 근절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앞으론 무릎을 꿇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이후 부상을 당해 한 동안 경기장을 떠나있던 자하는 13일 웨스트 브롬미치전을 통해 선발 명단에 복귀해 자신이 한 말을 지켰다. 양팀 선수들이 무릎을 꿇는 순간, 덩그러니 서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자하는 이와 관련 공식 성명을 냈다. 그는 "무릎을 꿇는 것이 일상이 된 것 같다. 우리가 무릎을 꿇든, 서있든 상관없이 우리 중 일부는 여전히 인종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해야 하고, 소셜 미디어 업체들은 온라인에서 자행되는 인종차별자에 대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무릎 꿇기보다 더 확실한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하는 "앞으로도 무릎을 꿇을 동료, 다른 클럽 선수들을 매우 존중한다. 막후에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움직이는 관계자들도 존중한다. 다만 나는 계속해서 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자하가 복귀한 이날 경기에서 팰리스는 전반 37분 루카 밀리보예비치의 페널티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승리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테크니션 윙어인 자하는 팰리스 유스 출신으로 2013년 큰 기대 속에 맨유로 이적했다. 하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다시 팰리스로 돌아와 2015년부터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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