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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누구도 웃지 못한 사제지간 첫 맞대결.
먼저 부천과 안양은 가까운 연고의 K리그2 전통의 라이벌. 공교롭게도 잘나가던 기업 구단이 연고지를 떠나 시민 구단을 창단시킨 공통 분모를 가진 팀들이었다.
2013년 K리그2 출범 후 어느 팀이 앞서나가지 못한채 박빙의 승부를 펼쳐왔는데, 이날 경기를 앞두고 11승11무11패라는 통산 상대 전적을 기록중이었다. 여기에 최근 10경기는 3승4무3패, 지난 시즌 1승1무1패로 마치 짠듯한 흥미로운 결과를 이어오고 있었다.
그렇기에 양팀 모두 승리가 간절한 경기였다. 상대 전적에서도 앞서나가야 했고, 시즌 초반 행보에도 중요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건 오랜 사제지간이 감독으로 처음 만났다는 것. 두 팀 모두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부천은 이영민 감독, 안양은 이우형 감독인데 이영민 감독이 이우형 감독의 제자다. 실업팀 KB국민은행 시절부터 연을 쌓은 두 사람은 2013년 안양이 창단할 때 초대 감독과 코치로 함께 했다. 2015년 이우형 감독이 팀을 떠나자 이영민 코치가 감독대행 역할을 한 데 이어 2016년부터 정식 감독이 되기도 했다.
이후 이우형 감독은 안양에서 두 번째 감독으로 기회를 받았고, 이영민 감독은 안산에서 코치와 감독대행으로 일하다 부천의 부름을 받았다. 그렇게 두 사람의 첫 감독 맞대결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영민 감독은 경기 전 "이우형 감독님과 16년 정도 같이 생활을 했다. 적장으로 만난 자체가 뜻깊다. 매우 기대되는 경기"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우형 감독은 "부천이 2라운드 들어 더 날카로워졌지만, 승점 3점을 가져오겠다"며 제자와의 대결이지만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의 중요성을 아는 듯, 선수들도 치열하게 싸웠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부천 중앙 수비수 박태홍이 부상으로 교체되는 변수가 생겼다. 공격수 추정호도 안면 부상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부천이 어수선한 사이 안양이 압박을 했지만, 부천은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한 박준희를 수비로 내리며 다시 안정감을 찾았다.
전반을 득점 없이 비긴 양팀은 후반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했다. 공격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위협했다. 그러나 끝내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그렇게 두 사제지간의 첫 감독 맞대결은 무승부로 끝을 맺고 말았다. 또 누구 하나 앞서나가지 못하고 역대 상대 전적 11승12무11패 균형을 맞추게 됐다.
부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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