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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집 나가면 고생.'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유행어가 된 '집콕'을 전지훈련에도 적용해 만족도를 높이는 팀이 있다. 부산 아이파크다. 제주도를 연고지로 한 제주 유나이티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부산은 클럽하우스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부산 구단 관계자는 "우리라고 국내 전지훈련을 알아보지 않았겠나. 하지만 검토 끝에 내린 결론은 '집 나가면 고생'이었다"며 웃었다. 부산의 '집콕' 전훈 예찬론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최고 전훈지로 꼽히는 제주도는 최근 이상 날씨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 4일 제주도에 입성한 포항 스틸러스와 성남FC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6∼8일 57년 만에 한파경보가 내려진 데 이어 폭설이 내렸다. 하늘-바닷길이 막히는 등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잠깐 소강 상태를 보이는가 싶더니 하루 뒤 대설주의보가 발령됐고 12일 오전이 돼서야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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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예상하지 못한 날씨 변덕이었다. 이 때문에 제주에 둥지를 틀었던 팀들은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하늘만 쳐다봐야 했다. 14일 제주도로 향한 수원 삼성이 "다행히 날씨의 심술을 피했다"며 쾌재를 부를 정도였다. 지난 2018년 제주도에서 폭설에 고립됐던 악몽을 겪었던 수원으로선 안도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부산 구단이 염두에 뒀던 남해 등 경남 지역 역시 별 매력이 없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는 대유행이 덮치면서 경남 지역에도 확진자가 늘어났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주민 보호를 위해 방역조치를 강화하면서 방문객인 전지훈련팀의 번거로움은 그만큼 많아졌다. 코로나19 검사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고 선수단 외 외부인 방문을 통제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산 구단은 눈도 내리지 않고 기온도 다른 남쪽 지역과 다를 게 없는 부산을 최적의 전훈지로 꼽았다. 그도 그럴 것이 14일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클럽하우스가 있는 부산 강서구의 낮 최고기온은 영상 13도. 서귀포, 통영과 똑같았고, 남해(영상 11도)보다는 오히려 높았다. 강원FC가 일찌감치 부산 기장군(9~30일)과 경남 양산(2월 4∼20일)에 캠프를 차리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기에 객지에서 수십명의 선수단 식단 관리를 해야하는 번거로움도 덜었다. 늘 생활해 온 내집같은 클럽하우스에서 엄마같은 주방직원들이 척척 알아서 챙겨주는 '집밥'을 먹을 수 있다.
구단 관계자는 "주방 담당 어머니들이 휴가를 갖지 못한 게 죄송스럽지만 자식같은 선수들 위해 기꺼이 팔을 걷어붙였다"면서 "고마운 마음에 미리 홍삼 세트를 선물로 드렸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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