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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코로나 후유증' 조현우 "카타르에 있는 동료들에 미안, 심리치료까지 받고 있어"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12-09 11:32 | 최종수정 2020-12-09 14:18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카타르에 있는 동료들에게 참 미안해요. 심리치료까지 받고 있는데 힘드네요."

'빛현우' 조현우(울산 현대)가 코로나19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1월 벤투호에 승선한 조현우는 오스트리아 원정을 떠났다. 대표팀을 덮친 코로나 쓰나미의 희생양이 됐다. 권창훈(프라이부르크) 나상호(FC도쿄) 이동준(부산 아이파크) 등과 함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조현우는 바로 오스트리아 숙소에서 격리돼 생활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전세기를 파견해,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6일 한국땅을 밟았다.

조현우는 9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가벼운 감기처럼 느껴졌다. 무증상 감염이라고 하더라. 치료에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격리가 너무 힘들더라. 아무래도 갖혀 있다보니 모든게 불안했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들고, 한국에 무사히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진짜 문제는 오히려 한국에 돌아온 뒤 였다. 조현우는 "회복 기간 중 마음의 부담이 큰 듯 했다. 사실 오스트리아에서 격리를 할때도 심리상담을 받았다. 한국에 왔는데 몸도 생갭다 안좋고, 심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지속되더라. 밖에도 못나가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집에만 있으면 또 답답해지고, 가족들이 그런 모습을 보면서 더 힘들어 했다"고 했다.

결국 가족들의 권유로 심리 검사까지 받았다. 기계까지 부착한 정밀 진단이었다. 조현우는 "병원에서는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하더라. 의사의 말에 의하면 코로나 이후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했다.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금방 좋아질 수 있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선수인지라 약물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면담을 통한 심리치료를 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마냥 편히 쉴수만은 없다. 소속팀 울산이 현재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8강까지 진출하며, 우승을 넘보고 있다. 100% 전력을 원하는 울산은 대표팀에 차출됐던 김태환 정승현 등을 모두 팀에 합류시켰다. 토너먼트 단판승부, 승부차기까지 준비해야하는 상황, '국대 수문장' 조현우의 부재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울산은 '수비의 핵' 조현우의 합류까지 고심했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부르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조현우는 심적으로 복잡한 모습이었다. 그는 "구단 관계자와 감독님께 순차적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진단서도 보여드렸다. 고민을 했지만, 굉장히 불안했다. 운동도 제대로 하지 않아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카타르에 갔다가 한국에 돌아와 또 다시 자가격리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자다가 깬다. 그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그렇지만 선수로, 현재 동료들이 이국만리에서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못가겠다"고 말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 상황. 결국 조현우는 최종적으로 잔류가 결정되며, 심리적 안정감을 얻게 됐다.

조현우는 현재 울산의 경기를 보며 열심히 응원 중이다. 심적인 미안함이 컸는데, 다행히 선수들은 조현우의 편이었다. 조현우는 "먼저 말걸기도 미안한 상황인데, 먼저 연락을 주는 선수들이 많다. 회복에만 집중하라고 이야기 해준다. 동료들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특히 조현우는 자신의 자리에서 싸워주고 있는 조수혁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수혁이형이 정말 열심히 했다. 시즌때는 기회를 잡지 못했는데, 지금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큰데, 워낙 잘하는 선수인만큼 믿음이 크다. 매경기 끝나고 연락하고 있다"고 했다.

조현우는 마지막으로 "빨리 이 후유증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어 "회복을 잘해서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고 싶은 생각이 크다. 내년에 내가 더 잘하는게, 그게 카타르에서 내 몫까지 싸우고 있는 동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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